이 기사는 04월 21일 08:3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다올투자증권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된 가운데 대형 보험사가 새로운 2대 주주에 오른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 측이 보유한 다올투자증권 지분 약 9%를 사간 건 국내 한 대형 보험사다. 이 보험사는 지난 17일 김 대표 측으로부터 블록딜로 지분을 사들였다. 지분 약 9%를 매수한 가격은 약 21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번 블록딜 거래는 보험사가 프레스토투자자문 측에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보험사가 갑자기 나타나 다올투자증권 지분 10%에 이르는 지분을 확보하며 2대 주주에 오르자 김 대표 측과의 분쟁은 끝났지만 또 다른 분쟁의 씨앗이 싹트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병철 다올투자증권 회장이 특수관계인과 함께 다올투자증권 지분 25.1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확고한 지배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3대 주주는 지난해 5월부터 장내에서 다올투자증권 지분을 사 모은 세코그룹이다. 세코그룹은 고(故) 김철호 기아자동차 창업주의 사위인 고(故) 배창수 회장이 설립한 서울강업사로 시작한 회사다. 세코그룹은 오투저축은행과 흥국저축은행, 인베스터유나이티드 등을 통해 다올투자증권 지분 9.35%를 보유하고 있다.
2대주주에 오른 보험사가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조금만 더 사 모은 뒤 세코그룹과 손을 잡으면 이 회장 측을 위협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 김 대표 측이 아직 들고 있는 지분 약 4%의 향방이 향후 다올투자증권 경영권 변동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보험사는 다올투자증권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곳이란 관측도 있다. 이 회장과도 친분이 있는 곳이라는 얘기다. 이 보험사가 이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하기 위해 이번 지분 인수를 결정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업계에선 2대 주주와 3대 주주가 당분간은 이 회장과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언제든 최대주주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는 주주가 존재한다는 점은 다올투자증권 경영권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