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국 12개 지역에 ‘청년마을’을 새로 조성해 청년들의 정착 실험과 지역 살리기에 나선다. 산을 달리고, 열기구를 띄우고, 녹차로 디저트를 만들고, 명이나물 캐며 살아보기까지. 청년들이 상상한 마을이 현실이 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2025년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 공모 결과 대구 중구, 전북 장수·무주, 경남 통영·거창, 강원 고성, 경북 울릉, 전남 보성 등 총 12곳을 최종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총 147개 청년단체가 몰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끝에 이뤄진 결과다.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은 청년들이 지역에 머물며 지역자원을 활용한 일거리와 공동체 활동을 실험할 수 있도록 3년간 최대 6억 원(1년차 2억 원)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2018년 첫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전국에 39곳의 청년마을이 조성됐으며, 이번이 여섯 번째 시즌이다.
올해 선정된 마을은 청년들의 상상력을 시험한 듯한 이색적인 관광 아이디어가 눈길을 끈다. 전북 장수는 ‘트레일 빌리지’는 산과 계곡, 숲을 달리는 ‘트레일러닝’ 마을을 기획했다. 러닝 덕후 청년들이 모여 체류형 러닝캠프를 열고, 마을 축제와 마라톤을 연결한 지역형 워킹홀리데이 모델을 만든다.
충남 부여는 “열기구 마을이 뭐지?”라는 청년들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국내 유일의 열기구 자유비행이 가능한 백마강 일대에서 열기구 관광 체험과 청년 파일럿 교육까지 진행한다. 하늘을 나는 마을이 될 전망이다.
전남 보성은 ‘차(茶) 덕후’들을 위한 청년마을이다. 녹차를 활용한 요리 개발, 나만의 티 만들기 워크숍 등 차향 가득한 일상이 펼쳐진다. 강원 고성은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 마을을 만든다. 펫캠핑, 펫페스티벌, 반려견 미식회 등 강아지와 함께 사는 청년들의 천국이다.
경북 울릉은 섬 속 대모험을 준비 중이다. 명이 농가 일손 돕기, 야외 방탈출 탐험 프로그램, 지역 식재료로 만든 레시피 개발 등 울릉도판 리얼리티 게임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 밖에도 대구는 쇠퇴한 공구거리를 청년들의 창작 공간으로 재생하는 ‘북성로 공구마을’을 조성하고, 제주도는 제철 식재료 기반의 ‘주도적 주방’을 통해 요리 실습과 미식 창업을 돕는다.
행안부는 오는 5월부터 본격적인 마을 조성을 시작하며, 청년마을의 성과 공유와 멘토링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보는 “147개 팀이 몰릴 정도로 청년들의 지역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뜨겁다”며 “청년들의 상상력이 지역의 활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