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정민이 운영하는 출판사 무제가 '듣는 소설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이와 함께 동료 배우 고민시, 김도훈, 염정아, 최양락, 김의성, 박준면, 배성우, 류현경, 김준한, 주인영, 임성재 등이 참여한다고 알려져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무제 측은 16일 김금희 작가의 신작 소설 '첫 여름, 완주'를 출간하며 배우들의 재능 기부로 완성된 오디오북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오디오북은 단순한 낭독이 아닌, 실제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한 편의 라디오 드라마처럼 구성됐다. 연기파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재능 기부 형식응로 참여해 책 속 인물들의 목소리와 감정을 생생하게 연기한다.
'듣는 소설 프로젝트'는 독서에서 소외된 시각장애인을 위해 시작됐다. 대부분의 오디오북이 인쇄본 출간 이후 제작된다는 점에 주목해 기획 단계부터 오디오북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제작됐다. 이달 국립 장애인 도서관에 우선 기증돼 첫 독자로 모신다. 한달 후인 5월 중 비장애인 독자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듣는 소설 프로젝트'를 이끄는 출판사 무제의 박정민 대표는 영화 '파수꾼'을 시작으로 '동주', '그것만이 내 세상', '변산', '사바하', '타짜:원 아이드 잭',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밀수'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다채로운 캐릭터로 사랑받아왔다. 2019년 '소외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는 취지로 출판사 무제를 설립했고, '살리는 일', '자매일기' 등을 선보였다.
박정민 대표는 "저희 회사의 첫 책 '살리는 일'이 출간될 즈음 저희 아버지께서 시력을 잃으셨다"며 "아들이 만든 첫 책을 보여드릴 수 없다는 생각에 조금 상심했고, 아버지께 책을 선물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가 '듣는 소설'이라는 것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기획 의도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보통 오디오북은 종이책과 전자책이 출간된 뒤에 한 두분의 성우가 책을 낭독하는 형식이라면, 저희는 처음부터 오디오북을 위한 원고를 써서 시작해보고 싶었다"며 "김금희 선생님께서 이 뜻에 동참을 해주셨고, 다른 소설보다 대사가 좀 더 많은, 어쩌면 반 희곡 형태의 소설 '첫 여름, 완주'가 나오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첫 여름, 완주'는 직업이 성우인 주인공 손열매가 과거 친했던 언니에게 사기를 당하고, 돈을 받아내기 위해 언니의 고향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인물이 성장하는 서사를 따라가며, 문명과 자연에 관한 김금희 작가 특유의 섬세한 시선을 엿볼 수 있다.
김금희 작가는 2009년 등단 이후 '경애의 마음', '복자에게', '대온실 수리 보고서', '오직 한 사람의 차지', '너무 한낮의 연애' 등 다수의 작품을 펴냈다. 젊은 작가상 대상, 신동엽 문학상, 현대문학상, 김승옥 문학상 대상 등 한국문학 주요 상을 휩쓸며 동시대의 감수성을 섬세하게 포착해 왔다.
'첫 여름, 완주'에 대해 박정민은 "효과음도 디테일하게 표현했고 현재 음악씬에서 주목 받고 있는 구름, 윤마치 두 뮤지션이 음악 감독으로서 이 작품을 위한 음악 및 OST도 직접 제작했다"며 "모든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아주 흥미로운 작품으로 완성되었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듣는 소설 프로젝트를 무제의 대표 시리즈로서 긴 시간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