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의 늪에 빠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이끄는 루벤 아모링 감독이 마스터스 골프 대회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이룬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게 홈구장을 방문해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아모링 감독은 17일(한국시간) 맨유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공개된 영상 편지에서 "마스터스 우승 트로피를 들고 맨유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에 와줬으면 좋겠다"며 "더 나은 플레이에 영감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모링 감독은 지난해 11월 맨유 감독으로 임명됐고, 부진을 탈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14위에 머물고 있다고 영국 국영방송 BBC는 전했다. 매킬로이가 지난 13일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하기 몇 시간 전에도 맨유는 뉴캐슬에 1대4로 패했다.
맨유는 남은 경기에서 모조리 이겨도 승점은 56에 그친다. 1위를 지키고 있는 리버풀은 같은 6경기를 남기고도 현재 승점은 76이다. 20차례나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한 전통의 명가라는 명성에 큰 오점을 남길 처지에 몰린 맨유의 아모링 감독이 매킬로이에게 응원을 요청했다는 게 현지 매체들의 해석이다.
아모링 감독은 영상에서 매킬로이의 마스터스 우승을 축하하며 "지금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순간"이라며 "많은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당신이 이뤄냈고, 우리는 경기장에서 그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다. 곧 만나 뵙길 바란다"고 했다.
맨유는 17일 오후 8시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에서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에서 리옹과 맞붙지만, 매킬로이는 경기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매킬로이가 맨유의 열렬한 팬이라는 점에서 격려 방문 성사 가능성은 높게 관측되고 있다. 매킬로이는 2014년 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올드 트래퍼드에서 우승컵을 선보인 바 있다.
매킬로이는 아모링 감독의 영상 편지를 받기 전에 "그린 재킷을 입고 맨유 홈 경기에 응원하러 가겠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해서 그들이 힘을 받는다면 얼마든지 가겠다"고 답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