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의 해외 상장 절반은 미국行 "기업별 전략적 접근 필요"

입력 2025-04-15 11:02
수정 2025-04-16 09:23
이 기사는 04월 15일 11:0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해외 증시에 상장한 국내 기업 56곳 가운데 절반 가량인 25곳이 미국에 상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상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12곳으로 집계됐다. 상장유지 기준이 까다로운 데다 최근 상장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삼정KPMG가 15일 발간한 ‘미국 IPO 시장 동향과 국내 기업의 미국 상장’ 보고서에 따르면, 1994년 포스코홀딩스가 국내 최초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이후 2024년까지 해외 증시에 상장한 56곳 가운데 25곳(45%)가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그 뒤로 영국 15곳, 싱가포르 6곳, 룩셈부르크 5곳, 일본 3곳 등이다.

강상현 삼정KPMG US IPO 자문팀 리더는 “미국 자본시장은 외국 기업에 개방적일 뿐만 아니라, 상장 이후 추가 자금조달과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며 “미래 성장성을 중시하는 미국 IPO 시장의 특성상 기술 기반의 성장형 기업에 더욱 적합한 환경이 마련돼있다”고 말했다.

2024년 기준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의 신규 상장 기업 중 외국 기업 비중은 각각 25%로 집계됐다. 영국(4.7%), 홍콩(6.9%), 일본(0.2%) 등 다른 국가 증시의 외국 기업 비중을 크게 상회했다.

S&P500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4.8배로, 한국(0.92배)이나 일본(1.41배) 보다 현저히 높아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미국 시장이 우위를 보였다. PBR 2배 이상인 기업 비중은 미국이 77%로 한국(30%), 일본(23%) 대비 2배 이상 수준이다.

다만 미국에 상장한 국내 기업 25개사 중 15곳(60%)만이 상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자본시장이 유리한 점도 있지만, 엄격한 규제 요건과 상장유지 기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정KPMG는 △회계기준 전환(US GAAP 또는 IFRS) △미국 상장사회계감독위원회(PCAOB) 기준 감사 △자금조달 목적 및 규모에 따른 구조 설계 △세무 이슈 대응 △중장기 비즈니스 모델 수립 등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근에는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방식뿐만 아니라 직상장,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등 다양한 경로가 활용되고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 25곳 가운데 ADR 방식은 15곳, 직상장은 8곳, 스팩합병은 2곳 등이었다.

기업의 자금조달 규모, 규제 등의 복잡성, 기존 주주 등과의 관계, 소요 시간 등을 고려해 최적의 기업공개 방식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고 삼정KPMG는 분석했다.

강 리더는 “기업별 비즈니스 모델과 성장 단계에 따라 상장 방식, 시기, 시장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며 “최근 미국에서 친기업적 정책 기조와 자본시장 규제 완화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는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실행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정KPMG US IPO 자문팀은 미국 IPO 전 과정에 대한 통합 자문 역량을 갖춘 핵심 파트너로, 직상장, ADR, SPAC 등 다양한 상장 방식을 모두 자문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회계, 세무, 재무 자문을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143개국 KPMG 글로벌 네트워크와의 협업해 미국 현지 사정을 반영한 맞춤형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