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바글로벌, 코스피 상장 주관사에 ‘짠물 수수료’

입력 2025-04-14 14:02
이 기사는 04월 14일 14:0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화장품 브랜드 ‘달바(d'Alba)’ 브랜드를 운영하는 달바글로벌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주관사에 최대 6억4000만원 수준의 수수료만을 약속했다. 통상 중소형 코스닥 기업공개(IPO) 기업도 주관사에 10억원 이상의 수수료를 내는 것과 비교하면 ‘짠물 수수료’라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달바글로벌은 유가증권시장 IPO 주관사에 인수 수수료율로 0.8%를 지급하기로 했다. 공모 흥행 등 성과에 따라 추가로 0.8%를 성과수수료로 지급하는 구조다.

달바글로벌의 공모 희망가는 5만4500~6만6300원으로 시가총액은 6578억~8002억원으로 예상된다. 공모금액은 356억~434억원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예상 공모가에 인수 수수료율을 적용하면 미래에셋증권이 받는 수수료는 2억6334만~3억2036만원이다. 성과 수수료를 모두 받는다고 해도 주관사가 받은 수수료는 7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주관한 대가로는 실속이 낮은 편이다.

지난 3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씨케이솔루션은 주관사단에 인수수수료 3%와 성과수수료 1%를 약속했다. 이 회사의 공모금액은 225억원으로 달바글로벌(356억~434억원)보다 작지만 더 많은 보수를 제공했다.

통상 인수수수료율은 공모금액과 시가총액 등 정량적 요소와 구주매출 비중 등 딜 난이도 등 정성적 요소를 고려해 책정한다. 공모금액이 크거나 딜 난이도가 높다고 여겨질수록 예비 상장사와 주관사의 합의로 높은 인수수수료율이 정해진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기술특례상장의 경우 4~5% 수준의 인수수수료율이, 조단위 IPO 기업의 경우 0.6~1% 수준의 수수료율이 책정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조단위 IPO 대어의 경우 내부통제나 IR 등 상장을 위한 준비가 이미 갖춰진 경우가 많은 데다 공모금액도 커서 낮은 수수료율을 책정한다”며 “수수료율이 낮아도 공모금액이 크기 때문에 주관사가 손에 쥘 수 있는 이익도 상당한 편”이라고 말했다.

달바글로벌은 상장 준비 과정에서 ‘조단위 몸값’이 거론됐던 곳이다. 주관계약 당시 다른 조단위 IPO 기업과 마찬가지로 수수료가 낮게 책정됐던 이유다.

그런데 실제 상장에 나서면서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애초에 계획했던 것보다 희망 기업가치를 낮췄다. 성공적인 증시 입성을 위해 모집하려는 공모금액도 절반 수준으로 줄이면서 주관사가 받을 수수료도 덩달아 급감했다.

상장 준비 과정에서 공모금액 등이 바뀌면 주관계약상 수수료율 등도 새로 합의하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달바글로벌은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주관업무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10억원도 안되는 수수료로 유가증권시장 상장 파트너를 하는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