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명품은 뒷면이 더 아름답다

입력 2025-04-11 17:10
수정 2025-04-12 01:02
“디테일은 디자인의 핵심이다. 작은 것들이 큰 차이를 만든다.”

2000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네덜란드 건축가 렘 콜하스는 이렇게 말했다. 명품도 마찬가지다. 사소한 디테일을 지나치지 않고 완벽한 디자인을 추구할 때 명품이 탄생한다.

지난 30년간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노블레스’에서 기자와 편집장으로 활동한 저자 이윤정은 저서 <언베일>을 통해 디테일, 집착, 혁신 등 명품의 본질을 취재 에피소드와 함께 풀어낸다.

저자에 따르면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은 취재진 초청 행사 때 가죽으로 만든 케이스에 호텔 카드키를 넣어준다. 가죽 카드에는 루이비통 로고가 새겨져 있고 색상과 디자인이 다양하다. 항공사 탑승 카운터에 로고가 박힌 카펫을 깔아두는 명품 브랜드도 있다. 그만큼 명품 브랜드는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소비자에게 접근한다는 의미다. 저자는 까르띠에 하이 주얼리 워크숍 디렉터였던 자비에 가르가의 말을 빌려 “최고의 하이 주얼리는 뒷면이 더 아름답다”고 말한다.

혁신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아무리 오랜 역사의 명품 브랜드라도 과거의 영광에 기대기보단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샤넬의 부흥을 이끈 고(故) 칼 라거펠트는 2017년 샤넬 패션쇼에서 로켓 발사대를 세우고 미래적 요소를 가미한 의상을 선보였다. 저자는 “명품은 지속적인 도전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고 강조한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