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종의 눈물로 시작한 '한국인의 밥상'

입력 2025-04-10 11:30
수정 2025-04-10 11:31

'한국인의 밥상' 최수종이 눈물로 진심을 보이며 출사표를 던졌다.

최수종은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국제회의실에서 진행된 KBS 1TV '한국인의 밥상' 기자간담회에서 "이제까지 4주간 촬영을 진행했는데, 평균 이동 거리가 하루에 900km가 넘는다"며 "최불암 선생님께서는 이걸 어떻게 하셨을까 생각이 든다. 너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녹화를 돌아보며 눈물을 훔쳤다.

최수종은 "아흔이 넘은 어르신들이 '내가 죽기 전에 최수종 당신을 보니 행복하다'는 말에 감동이 되더라. 초등학교 4~5학년 되는 학생이 '강감찬 장군 최수종 사인해주세요'라고 하더라"라면서 "최불암 선생님이 아버지의 시선, 관찰자의 시선에서 바라봤다면 나는 어디에선 아버지로, 또 다른 곳에선 아들, 삼촌, 이웃집 형이나 오빠의 역할도 해내고 싶다"고 목표를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색을 그려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최수종은 "'한국인의 밥상'의 프리젠터로 처음 저한테 연락이 왔을 때 고민했다"며 "'한국인의 밥상' 하면 최불암 선생님이고, 선생님의 모든 것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최수종은 이어 "(아내인) 하희라 씨랑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회사랑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최불암 선생님과도 1시간 넘게 통화를 했다"며 "마지막 내레이션을 해준 고두심 선생님께도 전화가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두심 선생님이 '수종 씨의 부담감은 알겠지만, 당신의 삶처럼 서로가 공감해주고 남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그거에 대한 기쁨과 아픔과 슬픔 이런 것들을 같이 느껴주면 그게 바로 한국인의 밥상을 가장 잘 표현하지 않을까'라고 하시더라"라며 "그 말에 큰 힘을 얻었고,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어 "최불암 선생님의 뒷모습을 따라가겠다"며 "처음부터 완벽하게 다 바꿀 수는 없지만 '한국인의 밥상'이 최수종화 되도록 하나하나 익혀가면서 촬영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인의 밥상'은 '지리적 환경에 사람들의 숨결과 지혜가 어우러져 역사가 되고 문화로 응축된 것이 바로 그 지역의 대표 음식'이라는 전제하에 우리나라의 특정 지역을 찾아 대표 음식들의 숨겨진 이야기와 역사, 그리고 음식문화 등을 다루는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은 '맛'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통의 소중함'을 보여줘 시청자들에게 오랜 기간 사랑받으며 14년째 방송 중이다.

원조 프레젠터 최불암은 699회를 기점으로 물러났고, 700회부터 배우 최수종이 새로운 프레젠터로 나선다.

최수종은 "지금까지 14년을 이끌어온 '한국인의 밥상'이다"며 "욕심이 있다면 건강을 지켜가며 14년 그 이상을 해내고 싶은 마음"이라고 의지를 전했다.

임기순 PD는 최불암의 의지로 하차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그가 최수종을 응원했다고도 했다.

임 PD는" 최불암 선생님께서는 최수종이 후임 프리젠터가 됐다고 말씀드리니 우리의 깊고 진한 맛을 오래 이어주길 바란다고 하셨다"며 "최수종이 잘 해줄 거라는 응원을 해주셨다"고 했다.

더불어 최수종의 눈물을 언급하며 "항상 밝고, 유쾌하고, 건강한 에너지가 있는 반면 눈물도 많다"며 "울컥하셔서 녹음을 중단한 적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세대교체가 아닌 세대를 이어간다고 표현하고 싶다"며 "최수종은 세대를 잘 이어갈 '적격자'다"라면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전선애 작가는 "최불암 선생님과 함께한 여정에서도 어떻게 끌어줬으면 한다는 계획은 없었다"며 "앞으로 어떻게 하면 최수종만의 밥상이 될지가 숙제"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인의 밥상' 700회는 이날 오후 7시 40분 방송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