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고용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 감소폭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3년 이후 가장 컸다. 경기 회복이 더딘 만큼 향후 고용 여건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는 193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211만7000명) 대비 8.7% 감소했다. 1년 새 건설업에서만 일자리 18만5000개가 사라진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건설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점이 고용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 취업자는 지난해 5월부터 11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 역시 통계청이 산업 분류를 한 201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건설업 취업자 200만 명 선이 무너진 것도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196만 명) 후 처음이다. 지난 4년간 건설업 취업자는 통상 200만 명대 수준이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023년부터 어려워지기 시작한 건설 수주가 시차를 두고 건설기성에 영향을 주면서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아파트 입주 물량까지 감소하며 전문공사업 위주로 고용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고용 여건이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과 함께 내수와 직결된 산업으로 꼽히는 도·소매업 취업자 역시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달 도·소매업 취업자는 322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324만8000명) 대비 2만6000명 줄었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제조업 일자리 역시 지난해 7월부터 9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439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만2000명 줄었다. 감소폭은 2020년 11월 이후 5년 만에 가장 컸다. 3월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제조업 역시 건설업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442만3000명)보다 고용 상황이 좋지 않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