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제도 재지정 여파로 규제받지 않는 경매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고가낙찰 사례가 속출하면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9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888건으로 전월(3379건) 대비 약 15% 감소했다.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39.9%로 전달(42.6%)보다 2.7%포인트 하락했다. 낙찰가율(85.1%)은 전달(84.7%)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평균 응찰자 수는 8.3명으로 전월(7.2명)보다 1.1명이 늘어나면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72건으로, 전달(253건)에 비해 약 32% 감소했다.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값이 급등하자 채무를 상환하거나 경매가 유예되는 사례가 늘면서 진행 건수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낙찰률은 41.9%로 전월(42.7%)보다 0.8%포인트 내렸다.
낙찰가율은 전월(91.8%)보다 5.7%포인트 상승한 97.5%를 기록하며 2022년 6월(110.0%) 이래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난달 24일부터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및 확대 조치한 이후 투자수요가 규제받지 않는 경매시장이 주목받은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응찰자들이 몰리면서 고가 낙찰 사례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평균 응찰자 수 역시 전월(8.9명)보다 1.7명이 늘어난 10.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2월(11.7명) 이후 약 3년 만에 최고치다.
경기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650건으로 전월(753건) 대비 약 14% 감소했다. 낙찰률은 43.1%로 전달(51.8%)보다 8.7%포인트 하락했고, 낙찰가율은 86.5%로 전달(86.1%)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상대적으로 이자 부담이 덜한 소형 저가 아파트에 많은 응찰자가 몰렸다.
인천 아파트 진행 건수는 319건으로 전달(225건)에 비해 약 42%가 증가했다. 낙찰률은 33.9%로 전월(33.3%) 대비 소폭(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낙찰가율은 전월(80.5%)보다 0.6%포인트 하락한 79.9%를 기록해 4개월 만에 다시 80% 선을 밑돌았다. 인천 미추홀구의 매물 적체와 낮은 낙찰가율이 아파트 경매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