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09일 12:4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2018)의 가상현실 세계 ‘오아시스’는 사람들이 현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또 다른 세계로 그려진다. 단순 공상과학적 상상으로 여겨진 영화 속 모습은 최근 빅테크의 투자, AI(인공지능) 발전 등으로 XR(eXtended Reality, 확장현실) 기술이 고도화되고, XR 적용 산업 범위가 확대되며 멀지 않은 미래의 모습으로 점차 다가오고 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XR 투자 확대, AI 발전이 촉진한 XR 생태계 혁신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XR 생태계 확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구글은 2025년 1월 HTC 그룹의 XR 솔루션 사업부를 인수하며 기술력을 강화했다. 애플은 2023년 6월 AR 헤드셋 개발기업 미라(Mira)를 인수하며 하드웨어 역량을 키웠다.
이와 같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기업들은 차세대 XR 디바이스 개발과 전용 운영체제(OS)를 공개하며 XR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구글은 삼성전자, 퀄컴과 협력해 개발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2024년 12월 공개했으며, 삼성전자는 2025년 1월 이를 탑재한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을 선보였다. 소니 또한 CES 2025에서 3D 콘텐츠 제작 특화 XR 디바이스 ‘XYN 헤드셋’을 발표하며 XR 활용 영역을 확장 중이다.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 또한 XR 생태계 혁신을 앞당기는 주요 요인이다. AI는 IT 인프라, 반도체, 센서 기술을 발전시켜 XR 디바이스 성능을 향상시키고, AI 에이전트를 통해 사용자와 XR 환경 간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구현한다. 메타는 2024년 9월 AI 스마트 글라스 ‘오라이언(Orion)’을 공개했다. AI 에이전트 ‘메타(Meta) AI’가 내장된 이 디바이스는 사용자 행동을 분석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며, AI 비서 역할을 수행하는 차세대 컴퓨팅 디바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AI는 XR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도 3D 모델링, 애니메이션, 실시간 렌더링 등을 자동화하거나 최적화하며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엔비디아의 GET3D, 오픈AI의 Shap-E는 텍스트 입력만으로 3D 모델을 생성하며, 키네틱스(Kinetix)와 케이딤(Kaedim) 등의 다양한 스타트업 또한 AI 기반의 3D 모델링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며 XR 콘텐츠 제작에 활용된다. B2C에서 B2B 시장까지, XR 적용 산업 범위의 확장이처럼 XR 기술이 고도화되며 B2C부터 B2B 시장까지 XR 활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는 중이다. 기존 게임, 미디어·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유통·소비재, 교육, 헬스케어, 모빌리티, 항공우주·방위 등 다양한 산업에서 XR의 활용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모빌리티 산업에서는 최근 UAM(도심항공모빌리티), SDV(Software-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등의 미래형 모빌리티로의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XR 기술 활용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스마트 모빌리티 설계, 확장된 HUD(헤드업디스플레이) 시스템, 가상 운전 시뮬레이션 등에 XR이 접목되며 향후 모빌리티 산업 내 XR 기술의 시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우주·방위 산업에서도 XR은 제조, 정비, 유지보수, 훈련 등 다양한 방면으로 적용되고 있다. 유럽의 항공 제조업체인 에어버스는 XR을 활용한 원격 비행 훈련 솔루션 VPT(Airbus Virtual Procedure Trainer)를 개발하여 루프트한자 항공, 일본항공(Japan Airlines) 등의 항공사에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원격 비행 시뮬레이션 훈련이 가능해져 항공 훈련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다가오는 XR 시대를 대비한 기업 전략불과 몇 년 사이 생성형 AI 등 신기술이 빠르게 등장하며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기술 변화에 적극 대응하며 전략적 투자와 협력을 통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왔다. 마찬가지로 XR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기대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흐름을 포착하고 선제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XR 도입을 고려하는 기업은 자사 비즈니스 모델에 맞춰 XR을 적용할 최적의 분야를 선정하고, 생산성과 고객 경험을 극대화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제조업에서는 XR을 활용한 제품 설계 및 원격 유지보수로 비용을 절감하고, 유통업에서는 가상 스토어와 인터랙티브 쇼핑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기업은 XR 도입이 필요한 분야를 신중히 선정하고, 이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기존 시스템과 원활한 통합을 위한 로드맵, 장기적 관점의 기술 투자 전략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XR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은 특정 산업의 니즈를 면밀히 분석하고, 고객 맞춤형 기능을 강화하는 전략 마련에 집중하여 산업별 맞춤형 XR 솔루션 개발에 힘써야 한다. 또한 XR 제조 공정 최적화를 통한 비용 절감, 타 부문과의 전략적 제휴 확대를 통한 XR 경쟁력을 높여아한다. 특히 차별화된 XR 콘텐츠 개발이 필수적이다. 하드웨어와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기존 콘텐츠 경험이나 현실의 활동을 뛰어넘는 강력한 몰입 요소가 없다면 사용자를 유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XR의 강점을 살린 고품질 3D 시뮬레이션, 몰입형 메타버스 환경, 인터랙티브 미디어 콘텐츠를 기획하고,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개발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