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진이형, 주가가 왜 이래"…10년 전 돌아간 엔씨소프트 [종목+]

입력 2025-04-03 13:52
수정 2025-04-03 13:53

엔씨소프트 주가가 장기간 내리막길을 걸어 10여년 전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출시한 게임들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올해도 반전을 기대할 만한 신작이 부재해 투자심리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외형 성장을 이끌만한 신작이 부재한 상황으로 당분간 투자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3일 오후 1시50분 현재 엔씨소프트는 전날보다 1000원(0.67%) 내린 14만7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중 14만3200원까지 밀려 최근 1년래 최저가로 밀렸다.

지난해 12월 주가가 24만8000원까지 반등했던 것과 비교하면 전날 종가(14만8600원) 기준으로 40.08% 급락했다. 주가가 14만원대까지 떨어진 건 종가 기준으로 2014년 11월3일(14만7000원) 이후 약 10여년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올해 들어 엔씨소프트를 각각 816억원과 152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주가가 줄곧 하락하자 개인투자자들도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엔씨소프트 투자자 9259명의 평균 매수가는 46만1696원으로 평균 손실률은 67.81%에 달했다.

주가 부진 이유는 흥행작 부재로 실적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40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줄었다. 영업손실은 1295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영업이익 39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이 기간 모바일과 PC 게임 매출액은 각각 2156억원과 934억원으로 27.87%와 6.5% 감소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역할수행게임(RPG) 계열의 '호연'과 '저니오브모나크' 등 신작을 출시했지만 장르에 대한 낮은 이해와 완성도로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대규모 희망퇴직을 진행하면서 비용 부담도 컸다. 지난해 4분기 영업비용은 5389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4.2% 증가했다.

문제는 올해도 엔씨소프트의 주가 반전을 이끌만한 신작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출시를 연기했던 모바일 전략 장르 '택탄'을 선보이고 처음 시도하는 루터 슈터(FPS) 장르인 'LLL'과 회사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아이온'을 활용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아이온2' 등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 게임들이 장기간 공을 들여 개발돼 완성도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지만 새로운 장르인 만큼 시행착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아이온2의 경우 올 4분기 출시 예정인 만큼 대부분의 성과는 내년에나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높아진 유저의 눈높이와 새로운 게임에 대한 시도 자체가 적어지는 현 게임 산업의 트렌드를 감안하면 흥행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를 하기에는 다소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선 신작 부재로 당분간 엔씨소프트 주가가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흥행이 기대되는 신작은 '리니지2M(중국)' 정도로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아이온2는 연내 출시가 목표지만 출시 일정이 연말에 가까워 실질적인 실적 기여는 내년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택탄 등 일부 게임 라인업 출시 일정도 하반기로 지연돼 3분기까지는 다소 부진한 실적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순자산가치에 근접하게 하락하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은 낮아졌다"며 "하지만 신작 출시 지연으로 모멘텀(상승 동력)이 약화된 만큼 주가는 당분간 횡보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