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02일 09:5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야한다며 ‘직을 걸었다’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경제부총리가 만류해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따른 향후 거취와 관련한 질문에 “금융위원장에게 어제 전화해 (사의 표명과 관련해) 제 입장을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위원장께 말씀 드리니까 부총리님이랑 한국은행 총재께서 연락이 와서 지금 시장 상황이 너무 어려운데 경거망동하면 안 된다고 말렸다. 내일 아침 F4 회의에서 다시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그동안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되돌아가선 안 된다며 ‘직을 걸겠다’는 발언도 했다. 전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국무회의에서 상법 개정안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날도 상법 개정안의 타당성에 대해 다시 한번 피력했다. 이 원장은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재계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조차 안 할 수 있는 핑계가 생기는 것”이라며 “중요한 정책 이슈가 정쟁화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 가치 보호나 자본시장 선진화는 대통령께서 직접 추진하신 중요 정책이고 대통령이 계셨으면 저는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으리라고 확신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원장의 거취는 오는 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선고 후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 선고 결과에 따라 대통령의 복귀 여부도 무시하기 어려워 임명권자가 대통령인 이상 할 수만 있다면 대통령께 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직자가 국민들 앞에 약속도 드렸고 또 한편으로는 본의 아니게 이제 권한대행 국정 운영에 부담을 드린 것도 맞기 때문에 누군가가 책임을 지는 게 맞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미국 상호 관세 이슈도 있고 홈플러스 등 현안도 있는 등 행정적 단계에서 조정할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임기를 끝낸 뒤에는 정치나 공직보다는 민간 영역에서 일하고 싶다는 뜻을 보였다. 이 원장은 “제12대 총선 때 출마를 권유한 분들이 있었지만, 가족과 상의해 안 하는쪽으로 결론 냈다”며 “이제 25년 넘게 공직 생활했으니 가능하면 민간에서 시야를 넓히는 일들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