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C 설계 등 지원…외주 디자인하우스 주목

입력 2025-04-02 16:07
수정 2025-04-02 16:08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 열풍과 함께 엔비디아 칩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빅테크들은 각자 맞춤형반도체(ASIC)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증권가는 맞춤형반도체 설계와 생산에 도움을 주는 외주 디자인하우스에 주목하고 있다.

2023년엔 대만 알칩이 크게 주목받았다. 빅테크 중 ASIC에 가장 먼저,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한 아마존의 주요 칩 생산에 알칩이 관여했기 때문이다. 알칩은 칩 배선 디자인과 TSMC 제조 공정을 관리했다. 프로젝트 하나로 연간 5억달러 넘는 매출을 냈다.

브로드컴은 당시 구글 텐서처리장치(TPU)를 제작했으나, 전체 회사 규모에 비해 매출과 이익 기여도가 아주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ASIC 시장이 변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중국 바이트댄스까지 브로드컴에 주문하는 빅테크가 크게 늘었다. 구글의 프로젝트 규모도 커졌다.

디자인 서비스 제공 업체 간에도 경쟁이 시작됐다. 대만에선 TSMC의 주요 파트너사인 알칩과 GUC, 기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칩 강자인 미디어텍 등이 연속해 수주에 성공했다. 브로드컴을 주로 통하던 구글은 일부 디자인 외주를 미디어텍에 넘기겠다는 움직임을 보였다. 아마존은 마벨과 알칩 양사를 놓고 세대별로 한 쪽씩 주문해 경쟁을 붙였다. 애플이 초기 아이폰용 AP를 제작할 때 한 해는 삼성전자에, 다른 해에는 TSMC에 제작을 맡긴 상황과 비슷하게 보인다.

빅테크들도 점차 반도체 디자인을 내재화하려 하고 있다. 구글이 대표적이다. 이전엔 주요 파트의 디자인까지 브로드컴에 맡겼지만 최근 들어선 구글 내부 디자인 팀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처럼 핵심 디자인을 직접 하고 배선만 외주 업체에 맡기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맞춤형반도체 시장이 짧은 시간에 크게 성장한 것은 AI산업이 확장 중이고, 이를 뒷받침할 빅테크의 수요와 여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AI 서버용 트레이닝, 인퍼런스(추론) 칩은 이제 맞춤형반도체 영역을 넘어선다고 봐도 될 정도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 레벨의 변화다. 클라우드 서버와 클라이언트 컴퓨터라는 기존 두 가지 단계 컴퓨팅 시스템은 이제 훈련·추론·저장·클라이언트라는 시스템적 변화를 앞둔 것이 아닐까. 새로운 시스템 구조의 변화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다시 생겨나고 있다.

우건 매뉴라이프자산운용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