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 '등록 후 투쟁' 나서나…다시 휴학 신청, 수업참여는 저조

입력 2025-04-01 17:49
수정 2025-04-02 01:26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가운데 39곳의 의대생이 사실상 전원 등록하는 등 복학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의대에선 복학 직후 다시 휴학 신청서를 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의대 교육 완전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31일 기준 의대생 복귀율은 96.9%로, 제적자는 총 2명이라고 1일 발표했다. 군 입대 대기자와 제적자 2명을 제외하면 39개 대학 의대생은 ‘전원 복귀’했다. 등록 기한이 4일까지인 인제대의 경우 미복귀자 370명이 등록금 납부 거부 의사를 밝혀 제적 예정자에 포함됐다. 정부는 “의대생 복귀를 통해 의대 교육 정상화가 시작됐다”며 “대학별 의과대학의 수업 진행 상황을 살펴보고 의학교육계와 종합적으로 논의해 모집인원 조정 방향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학생들이 ‘재휴학’ ‘수업 거부’ 등의 방식으로 여전히 투쟁을 이어가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복학 의사를 밝힌 울산대 의대생들은 복학 신청 사흘 만인 지난달 30일 다시 휴학을 신청했다. 학교 측은 이를 일괄 반려했다. 연세대 의대생들은 단체대화방을 통해 등록금 납부 이후 휴학계를 제출했다는 인증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천대도 복학한 학생들이 다시 휴학계를 제출하기 위해 지도교수와 상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학 후 휴학 신청까지 가지 않더라도 수업 거부 형식으로 투쟁을 이어가는 곳도 있다. 성균관대 의대는 복학 신청 공지를 통해 ‘4월 1일부터 결석 시 출석일수 미달로 F를 부여한다’고 경고했지만 이날 수업에 참석한 학생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학칙대로 F학점을 줄지, 구제 방안을 마련할지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복학 신청을 마감한 아주대 역시 의대생이 모두 복학 신청을 했지만 수업 참여율은 10% 안팎에 불과했다.

각 대학은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는 지난달 26일 개강 후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고려대 의대는 복학한 학생들에게 가상 ID를 제공해 비대면 수업에 참석한 학생들의 신원을 보호하고 있다. 복귀 후 수업을 듣는다는 이유로 의대생 사이에서 낙인이 찍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한 수도권 의대 학장은 “4월 둘째 주까지는 숙소 마련 등 현실적인 여건으로 수업 참여율이 저조할 수 있다”며 “셋째 주부터는 참여율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과대학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는 이날 “등록 후 수업에 참여하지 않을 시 학칙에 따라 유급이나 제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미경/고재연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