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붙이는 화장품' 1위 피앤씨랩스 매각 추진

입력 2025-03-28 15:21
이 기사는 03월 28일 15:2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VIG파트너스가 국내 1위 마스크팩·화장품 패드 제조사인 피앤씨랩스의 경영권 매각에 나섰다. 얼굴에 붙이는 방식의 패드형 화장품이 K-뷰티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이 분야 선두 원재료 공급사인 피앤씨랩스에도 원매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보유 중인 피앤씨랩스 지분 100% 매각을 위해 최근 잠재 후보들에게 회사소개서(티저레터)를 배포했다. 매각 주관사는 삼일PwC가 맡았다. 예상 매각가는 1000억원 초반대로 거론된다. 매각 측은 내달 말 예비입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피앤씨랩스는 마스크팩 시트와 화장품 패드 등 화장품 부자재를 생산하는 회사다. 국내 마스크팩 시트 시장에서 점유율 60%, 화장품 패드 시장에서 점유율 7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마스크팩과 화장품 패드는 얼굴형에 맞게 잘라진 부직포나 셀룰로오스 같은 천 소재에 에센스(영양 성분)를 적신 형태의 화장품으로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피앤씨랩스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에이블씨엔씨, 해브앤비 등 국내 화장품사 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 등의 글로벌 업체와도 판매망을 구축하고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VIG파트너스는 3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2017년 피앤씨랩스의 경영권 지분 73%를 확보한 후 지분율을 100%까지 늘렸다. 회사의 실적은 2021년 매출 559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36억원에서 지난해엔 각각 860억원, 82억원으로 연평균 32% 급성장했다. 회사가 목표한 올해 매출은 966억원, EBITDA는 130억원 수준이다. 기존 마스크팩 패드 원단에 더해 최근 시장이 급성장 중인 화장품용 마스크팩 패드 원단 제조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수익성도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최근 국내외 PEF를 중심으로 국내 화장품 소재사들의 M&A가 쏟아지는 점도 매각 측면에서 호재로 꼽힌다. 올해 화장품 제조사인 마녀공장은 PEF인 케이엘앤파트너스에 당시 시가총액(3100억원)을 뛰어넘는 3700억원의 기업가치에 매각됐다. 지난해 모건스탠리PE는 메디필, 더마메종 등 글로벌 브랜드를 보유한 스킨이데아의 경영권을 1500억원에 인수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TPG도 2023년 화장품 용기 업체인 삼화 지분 100%를 약 3000억원에 사들였다. '독도 토너'로 유명세를 탄 서린컴퍼니와 OEM(주문형생산) 업체인 화성코스메틱, 지디케이화장품도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이번 매각이 완료되면 VIG파트너스가 2016년 7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3호 펀드의 청산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VIG파트너는 지난해 3호 포트폴리오 회사였던 푸디스트의 경영권 지분 99.86%를 사조그룹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약 2500억원으로 원금 대비 2배에 달했다. 이외에도 3호 펀드 투자처인 프리드라이프의 매각을 두고 웅진그룹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