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2030년까지 ‘도시와 자연이 연결된 쾌적한 정원 속의 도시, Garden City’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포항 그린웨이 프로젝트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포항철길숲 조성 이후 사람 중심의 걷는 문화가 형성돼 골목상권에서 연간 4347억원의 소비 효과가 발생하는 등 자발적 도시재생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거대한 녹색 변화의 성과를 세계에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포항시는 오는 5월 14~15일 이틀간 세계녹색성장포럼(WGGF)을 연다. ‘탄소다배출 도시에서 녹색도시로의 전환’을 비전으로, ‘미래를 위한 녹색 전환, 도전 속에서 길을 찾다’를 슬로건으로 정했다.
이 시장은 이를 기반으로 포스코 등 대규모 산업단지가 밀집해 연간 4000만t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도시에서 친환경 녹색도시로 대전환한 성공 사례를 세계에 적극 알린다는 구상이다.
이 시장은 “남은 기간 빈틈없는 준비로 세계녹색성장포럼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포항이 세계의 주요 정책 아젠다를 주도하는 녹색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튼튼하게 다지겠다”고 말했다.
▷포항 그린웨이 프로젝트 주요 성과는 무엇입니까.
“2017년부터 ‘2000만 그루 생명의 나무 심기 운동’으로 지난해까지 2156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축구장 107개 규모의 도시숲도 새로 생겨났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연간 88t의 이산화탄소 감축량을 인증받아 탄소배출 도시에서 상쇄 도시로의 이미지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경제효과가 엄청나다고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걸으며 자연스럽게 소비를 촉진하면서 포항 그린웨이는 지역 경제에 ‘그린라이트’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포항시가 녹지정책에 활용할 기초데이터 구축을 위해 지난해 10월 넷째주 철길숲 주요 진입부 7곳을 대상으로 이용률을 조사한 결과 평일 2만6833명, 휴일 3만1476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간별로는 이동고가(득량동) 구간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이어 대잠고가(대잠동), 남부고가(용흥동), 학산주공 앞(우현동) 순이었습니다.
철길숲의 유동 인구 증가로 유발된 소비 효과는 2022년 기준 4348억원으로, 철길숲 조성에 따라 골목 중심 유동 인구가 늘고 소비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또 철길숲 연접 지역에 신축된 150개 건축물 가운데 65%가 상업용 시설로 철길숲 조성 이후 주변 지역 소비가 촉진되며 자발적 도시재생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포항 철길숲은 도시숲 조성 우수 사례로 알려지며 국내외 도시숲 분야 각종 평가에서 11회 수상했으며 국제적 권위를 지닌 유엔해비타트 주관 아시아 도시경관상 본상 수상을 비롯해 영국 KBT(Keep Britain Tidy) 주관 ‘그린 플래그 어워드(Green Flag Award)’에 동아시아 최초로 인증받은 바 있습니다.”
▷2030년 그린웨이 슬로건으로 ‘가든 시티(Garden City)’를 제시했습니다.
“도심 내 녹지 면적을 늘려 주거·상업·행정·문화시설을 녹지축으로 연결하고, 시민들이 숲길·물길을 걸어 일상과 업무, 재미를 즐기는 도시환경을 구현함과 동시에 탄소중립 실현에 총력을 다한다는 구상입니다. 이를 위해 △숲길과 물길이 이어지는 녹색그물망 구축 △보행 중심 콤팩트 시티 구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도시 회복력 확보 등을 3대 추진 방향으로 정했습니다.”
▷올해 주요 사업 계획은 무엇입니까.
“올해는 선형녹지 확충과 100만 평 대형 공원(민간 공원 특례사업 207만3000㎡, 자체 공원 136만2000㎡) 조성으로 도심 내 녹지 면적을 늘리고, 어디서나 숲과 정원을 만날 수 있도록 ‘정원 속의 도시’를 구현하고자 합니다. 또한 학산천 복원으로 포항철길숲과 동빈나루, 포항운하, 형산강을 연결하고, 포스코대로에 보행자 중심거리를 조성해 사람 중심 순환형 녹지축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이어 장성·동해초교에 자녀안심 그린숲을 조성해 통학환경을 개선하고, 냉천 수변 도시숲길, 연일 달전지 둘레길, 생지리 생태수로 숲길을 마련해 걷기 좋은 포항을 만들 것입니다.
오천 냉천지역에 방재형 도시숲 2만㎡를 구축하고, 공단배후지역인 해도동 일원 생활권에 도시숲을 조성해 탄소흡수원 확충 및 기후변화 대응력도 증진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보경사 문화재 주변 안전한 숲길을 만들고, 호미반도 산림복지단지 조성사업을 지속 추진하며, 112㎞ 해안둘레길 위험 구간 개체공사와 해변산책로 경관 개선 사업, 맨발 걷기 인프라 확충 등으로 삶의 여유와 재미를 즐길 수 있는 녹색 매력 도시로 시민에게 다가설 방침입니다.
아울러 아시아도시경관상 수상, 영국 그린 플래그 어워드 인증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 도시녹화 분야 선진도시와의 교류를 이어가며, 녹색도시로 변화하는 포항을 전 세계에 홍보할 발판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2030년 포항은 어떤 변화된 모습을 기대할 수 있는지요.
“누구나 살고 싶은 쾌적한 정원도시입니다. 이때쯤이면 포항시 1인당 생활권 도시숲은 5.65㎡에서 17.66㎡로 크게 확대될 것입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 도시숲 면적 9㎡/1인(최소), 15㎡/1인(권장)를 훨씬 초과하게 됩니다. 참고로 미국 뉴욕이 23㎡/1인, 영국 런던이 27㎡/1인입니다. 어디서나 5분 내 녹지와 공원에 접근 가능한 녹색지대가 포항에 열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녹색축이 형성되면 젊은 인구 유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포항시는 도시숲에 공유오피스·캠퍼스·기숙사 등을 조성해 경제와 지식의 융합을 유도할 것입니다.”
▷탄소중립 실현 및 기후변화 대응 글로벌 선도 도시 입지 확보도 기대됩니다.
“온실가스 배출 도시에서 숲에 의한 상쇄 도시로 전환하면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세계지방정부협의회 등 국제회의 유치 기반을 확고히 다질 수 있게 됐습니다. 공원, 녹지를 가변형 공간으로 조성해 재난 발생 시 도시 방재 능력도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국제회의 준비는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포항시는 WGGF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한동대와 세계녹색성장포럼 컨소시엄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최근엔 대한민국 주도로 설립된 유일한 국제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를 방문해 반기문 의장, 김상협 사무총장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포항시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마이스산업 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북구 장성동에 연면적 6만3818㎡ 규모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를 건립하고 있습니다.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전시장과 컨벤션홀, 부대시설을 갖출 계획입니다. POEX 완공 후에는 WGGF를 매년 열 계획입니다. POEX 인근 영일대 공영주차장 부지에는 4성급 이상 특급관광호텔 유치를 추진 중입니다. 영일만 해양관광 인프라와 연계하고 서핑, 요트, 크루즈 등을 아우르는 관광단지로 개발해 연간 10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게 지상 목표입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