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26일 15:5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기업 SM라이프디자인(SM Life Design)이 새로운 공동대표 취임과 함께 기업의 성장 방향을 구체화했다. 남화민 SM라이프디자인 부사장(CFO·사진 왼쪽)과 박준영 SM엔터테인먼트 크리에이티브총괄(CCO)이 공동대표 자리에 올랐다. 남 공동대표는 과거 SBS 프로그램 ‘짝’에 남자5호로 출연해 유명세를 탄 인물로, 2018년 SM라이프디자인에 합류 후 적자사업구조 정리를 포함한 사업구조개편과 SM스튜디오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박 공동대표는 2002년 SM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해 콘텐츠 제작을 진두지휘하며 수년간 임원직을 수행해왔다.
두 공동대표는 SM라이프디자인을 K팝 콘텐츠 전략기지로 본격 발전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반이 충분히 갖춰졌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손실만 가져다주던 비핵심 사업 정리를 완료했고, 경기도 파주에 뮤직비디오, 드라마 등을 창작할 수 있는 대형 스튜디오도 신설 완공했다. 한국경제신문 마켓인사이트가 26일 SM라이프디자인에서 두 대표를 만나 회사의 역사와 향후 경영전략을 들어봤다.
Q. 남 공동대표는 그동안 SM라이프디자인에서 구조조정 업무를 맡았다. 대표에 취임한 소감이 남다를 듯하다.
남 공동대표 : 경영학을 전공하고 평생 경영관리 분야에 집중해 왔다. 2002년 두산CPK 재무기획업무를 시작으로 2004년부터 2016년까지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인사, 원가 관리, 재정, 국제금융등 경영관리 부서를 거쳤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SM라이프디자인에 와서도 회사 정상화를 위해 사업 구조개선에 집중했다. 수익성이 미비했던 드라마 제작 사업도 접었고, 경영난을 겪던 외식 자회사의 대표를 맡아 직접 정상화한 후 끝내 매각에 성공했다. 앞으로도 회사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Q. SM라이프디자인이 안정적인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자신하나.
남 공동대표 :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결손금까지 완전히 털어 냈다. 현재 무차입 재무상태로 앞으로도 연간 50억원 규모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알짜회사'라고 자신한다. 또 약 170억원의 현금과 단기투자자산을 보유한 만큼 신사업을 추진할 여건도 갖춰졌다. 강하게 투자할 수 있는 체력을 꾸준히 비축하면서 사업 아이템도 적극 모색할 생각이다.
Q. 인쇄와 굿즈 사업 발전 방안이 중요할 듯하다.
남 공동대표 : K팝 시장의 성장과 함께 포토카드, MD굿즈 등 팬덤 상품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앞으로는 이 영역에서 ESG 역량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SM라이프디자인은 친환경 소재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재활용이 쉬운 종이 및 바이오 소재 활용법을 개발하고 있고,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생산 공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본다.
Q.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남 공동대표 : 7년간 SM라이프디자인의 경영관리업무를 해왔기에 회사의 현실적인 능력치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를 토대로 어떻게 전략적으로 방향성을 찾을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모기업의 확고한 수요처가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를 토대로 성장하면 그룹 외부에서도 고객을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독자적인 생존력을 갖추는 게 앞으로의 임기내 목표다.
나는 계산기를 잘 두드린다. 현대중공업에서 선박 제조 원가 관리를 맡았고, 구조조정 시기에 희망퇴직 후 짧은 전업 투자 생활도 거쳤다. 이후 TCE 베트남 공장에서 원단별 실제 원가를 계산하는 방법을 찾아내 대표에게 직접 보고해 좋은 평가도 받았다. 2018년 SM라이프디자인 재무본부장으로 합류했을 땐 회사 상황이 어려웠지만, CFO로 올라선 후 3년 만에 정상화에 성공했다. 현실적인 분석력과 숫자 감각을 바탕으로 콘텐츠 전문가 박 공동대표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박 공동대표는 콘텐츠 제작 경험이 많아 새로운 아이템을 적극 제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박 공동대표는 모회사 SM엔터테인먼트에서 콘텐츠 제작 업무를 맡았다. SM라이프디자인 사업과 접점이 많은데.
박 공동대표 : SM엔터테인먼트에서 콘텐츠 제작과 기획을 총괄했다. SM라이프디자인은 SM엔터테인먼트 음반 인쇄와 굿즈물류 사업을 맡아온 회사다. 최근 경기 파주에 스튜디오를 완공해 중요한 뮤직비디오 제작소로 거듭났다. 음반, 스튜디오 등에서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어떤 니즈가 있는지 잘 알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와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는 대주주인 카카오 계열사와 협업해 사업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추진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신사업이 있나. 앞으로의 비전을 그려 달라.
박 공동대표 : 콘텐츠 제작 사업을 하면서 새로운 제작기법에 관심이 많았다. 3차원으로 뮤직비디오를 촬영해 팬들이 아티스트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보도록 할 수 있다. 앞으로는 이 같은 기획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SM라이프디자인의 기술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신사업을 검토하기 위해 남 공동대표와 매일 토론하고 있다. 좀 더 미래적인 영역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필요한 영역을 정확히 캐치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SM라이프디자인의 공동대표로 취임하면서 CCO 직함을 내려놓고 크리에이티브 펠로우 역할을 맡게 됐다. SM그룹에서 IP(지식재산권) 전체 방향성을 고민하는 위원이 된 것이다. 앞으로 SM라이프디자인의 사업 아이템들을 잘 발굴해 보겠다. 업계에서의 쌓아올린 인적 네트워크를 토대로 남 공동대표와 함께 SM라이프디자인의 성장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해 움직이겠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