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25일 11:0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IPO) 주관에 속도를 낸다. 지난달 서울보증보험 IPO로 3년 만에 유가증권시장 IPO 주관을 소화한 데 이어 DN솔루션즈,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의 파트너를 맡았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1분기에 IPO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대어급 IPO 기업 가운데 LG CNS를 제외한 3곳의 대표 주관을 맡았다.
지난달 서울보증보험이 순조롭게 증시에 입성한 가운데 DN솔루션즈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나란히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삼성증권은 그동안 코스닥 IPO에서는 꾸준한 트랙레코드를 쌓았지만 주로 대형 기업이 상장하는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보증보험 IPO는 지난 2022년 7월 수산인더스트리(리츠 제외) 이후 약 3년 만에 성사한 유가증권시장 딜이었다. 공동 주관으로 넓혀도 2022년 8월 쏘카가 마지막이었다.
삼성증권은 그동안 반도체 생태계 등 테크 기업과 바이오 IPO에 강점을 갖고 있던 하우스로 분류됐다.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그룹 주력 계열사와 연관된 사업 분야다.
반대로 그동안 다른 대기업 IPO 주관사에서는 시작부터 배제되는 아픔을 겪기 일쑤였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만큼 그룹과 경쟁 관계에 있는 대기업 그룹이 일감을 줄 수 없다거나, 경영상 비밀을 숨겨야 한다는 이유로 외면했기 때문이다. 수년 동안 SK LG HD현대 계열사 IPO에서 삼성증권은 매번 배제됐다.
최근에는 롯데글로벌로지스뿐 아니라 LS그룹 계열사 에식스솔루션 공동주관사에 선정되는 등 커버리지 범위가 넓어졌다는 평가다. 서울보증보험 IPO로 공기업 딜 역량도 증명했다.
한동안 명맥이 끊겼던 스팩합병도 올해 도전하며 IPO 전략 다변화도 시도하고 있다. 삼성9호스팩은 이차전지 장비 케이지에이와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마지막 스팩합병은 지난 2021년 삼성스팩2호와 엔피 합병이었다.
삼성증권이 수년간 전사적 차원에서 IPO 주관 역량을 강화하면서 선순환 구조가 꾸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던 테크 기업에 더해 다양한 업종과 규모의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으면서다.
세미파이브(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서울로보틱스(산업용 자율주행 SW), 리벨리온(AI 반도체), 메가존클라우드(클라우드), 비나우(화장품) 등 대형 IPO 후보군의 대표 주관사 지위도 확보해뒀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2년여 동안 삼성증권이 주요 IPO 기업 주관사 지위를 잇달아 확보하면서 시장 내 이미지가 달라졌다”며 “리그테이블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