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3.6조 유증 결정…"방산·조선·우주항공 투자 확대" [종합]

입력 2025-03-20 17:28
수정 2025-03-20 18:26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0일 공시했다. 이는 국내 기업이 실시한 유상증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조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 발행 물량 중 20%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됐다. 기존 주주는 보유 주식 10주당 약 1주를 청약할 수 있다.

예상 신주 발행가는 60만5000원이다. 신주 발행가는 5월 29일 최종 확정된다. 구주주 청약 예정일은 6월 3~4일이다. 신주는 같은 달 24일 상장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 가운데 1조6000억원을 해외 현지 공장 설립과 방산 협력을 위한 지분 확보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지정학적 긴장과 각국의 방위력 강화 정책에 따라 방위비 증가 및 지상무기체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유럽과 중동은 단순 무기 구매 보다는 현지 생산 투자를 조건으로 한 협력 모델을 선호해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할 계획이다.

9000억원은 국내 사업장에, 8000억원은 미국의 해양 방산·조선 생산 거점 확보에, 3000억원은 무인기용 엔진 개발 시설에 투자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 해군 함정 조달 및 유지보수 및 정비(MRO) 시장이 향후 10년 이상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유럽, 중동, 호주, 미국 등에 전략적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해 2035년 연결기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지속적인 이익 및 기업가치의 증대로 이어졌던 것처럼, 전략적인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방산·조선해양·우주항공 톱-티어로 한 단계 더 도약함으로써 다시 한 번 기업가치의 퀀텀 점프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규모 유상증자 여파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하한가까지 밀렸다. 오후 5시33분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정규장 종가 대비 7만2000원(9.97%) 내린 65만원을 기록 중이다. 시간외거래에서 하한가 폭은 종가 대비 -10%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