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많이들 하세요. 자영업자가 돈을 벌어야 차가 한 대라도 더 팔리지 않겠습니까. 경제는 그렇게 돌아갑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6일 첨단차플랫폼본부(AVP) 임직원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불쑥 이런 말을 꺼냈다. 자영업자의 지갑이 두툼해져야 차가 많이 팔리고, 그래야 현대차그룹은 물론 협력업체 직원들의 삶이 윤택해져 씀씀이를 늘릴 수 있다는 것. 이런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데 현대차그룹도 일조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주영 창업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이 강조해온 현대차그룹의 ‘사업보국(事業報國·기업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공헌한다)’ 철학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바뀌는 세계 질서를 언급하며 “나라가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한국의 대미 평균 관세가 미국의 네 배”란 주장을 펼친 배경에 미국의 ‘압도적인 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 회장은 “(수출 등을 통해 국가 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현대차그룹에 다니는) 여러분은 애국자가 될 자격이 있다”며 “(트럼프의 ‘관세폭탄’에 대해) 걱정만 할 게 아니라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강한 기업·국가)를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회식을 자주 하라”는 말은 이 과정에서 나왔다. 회식이 직원 간 소통을 늘릴 뿐 아니라 어려움에 빠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정 회장은 “자영업자들이 요즘 너무 힘들다”며 “그들이 잘살면 우리 자동차를 더 많이 사고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건강 유지 비결도 소개했다. 그는 “운동을 많이 하고 잠을 잘 자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