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니까 라이브 자신 있다"…드래곤포니, '글래스턴베리'를 향해 쏴라 [종합]

입력 2025-03-19 16:04
수정 2025-03-19 16:05

그룹 드래곤포니가 한층 진화한 음악, 수준 높은 연주로 돌아왔다. '실력파 밴드'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이들은 "글래스턴베리가 목표"라면서 당차게 외쳤다. 컴백 활동을 통해 이유 있는 자신감이라는 걸 증명해낼 예정이다.

드래곤포니는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예스24원더로크홀에서 두 번째 EP '낫 아웃(Not Out)'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보컬 안태규, 베이스 편성현, 기타 권세혁, 드럼 고강훈으로 구성된 드래곤포니는 유희열이 수장으로 있는 안테나에서 내놓은 밴드다. 약 3년간의 창작과 연습 시간을 거쳐 지난해 9월 EP '팝 업(POP UP)'으로 데뷔한 이들은 멤버 전원이 메인 프로듀서 역할을 하는 실력파 팀이다. 첫 번째 EP에 이어 이번 역시 멤버 전원이 메인 프로듀서로 전곡 작사·작곡·편곡을 직접 담당했다.

안태규는 "데뷔 앨범 타이틀이 '팝 업'이었다. 마치 팝업 스토어가 열린 것처럼 드래곤포니가 어떤 팀이고, 어떤 음악을 해나갈 것인지 선보이는 앨범이었다. 감사하게도 첫 앨범부터 많은 분께서 관심을 가져 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자신감을 가지고 이번엔 더 미쳐보자, 달려보자는 의지를 담아 만들었다"고 말했다.

새 EP에는 타이틀곡 '낫 아웃'과 서브 타이틀곡 '네버(NEVER)'가 신곡으로 담겼다. 이와 함께 오프라인 무대에서 꾸준히 사랑받아 온 '웨이스트(Waste)', '이타심', '온 에어(On Air)'도 수록됐다. 저돌적인 그런지부터 빈티지한 질감의 블루스, 청량하고 시원한 기타 톤의 팝 록까지 정통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 요소를 결합한 트랙을 통해 이들의 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다.

안태규는 새 EP에 대해 "우리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다. 우리처럼 불안한 청춘의 시기를 지나가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꿈, 미래, 사랑과 이별, 성공과 실패 등 불안하고 막막한 현실에서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청춘에게 응원을 전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편성현은 "요즘 살아가는 청춘들이 지치고 좌절할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 아직 끝난 게 아닌 이제 시작이라고 말해주고 싶고, 우리도 그 말을 듣고 싶어서 '낫 아웃'이라는 타이틀을 지어봤다. 우리의 깊은 감정들을 더 녹여내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타이틀곡 '낫 아웃'은 야구 용어에서 비롯된 표현으로, 타자가 삼진 스트라이크 상황에서도 특정 조건에 따라 아웃되지 않고 여전히 주자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한다. 꿈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현대 청춘들의 모습을 '낫 아웃' 상황에 빗대어 비록 긴 터널처럼 불안하고 막막한 현실이지만, 도전하는 삶 그 자체로도 의미 있다는 격려를 전한다. 서정적인 곡의 분위기를 아우르는 폭발적인 에너지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곡이다.

권세혁은 "'잘하고 싶은데, 한다고 했는데 마음대로 되는 건 없나 봐'라는 가사가 있다. 우리를 포함해서 열심히 시도하고 노력하고 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분들께 주고 싶은 메시지였다. 그 끝이 멸망이라도 계속 나아갈 거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우리끼리 빌보드에도 가고 싶고, 큰 페스티벌에도 가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그 꿈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상관없이 우린 계속 시도하고 부딪힐 거라는 솔직한 이야기를 담았다"면서 자전적인 곡임을 거듭 강조했다.

사운드와 관련해서는 "시작부터 (밴드의) 근본 같은 리프로 곡이 시작된다. 밴드의 기본적인 요소에 충실한 곡이다. 작업할 때 페스티벌에서 다 같이 뛰어놀 수 있는 장면을 상상했다"고 밝혔다.

멤버 전원이 프로듀싱하기에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은 필수다. 편성현은 "우린 진짜 친구 사이이기 때문에 평소에도 가끔 다툰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하나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 같이 고민하고, 때로는 같이 울기도 한다. 친구라서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태규 역시 "충돌이 있으면 의견을 취합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모두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생각한다. 좋은 결과를 향해 합의를 보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건 뿌듯한 일이다. 드래곤포니가 더욱더 발전해 나가는 게 눈에 보이는 것 같다"고 팀워크에 남다른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이들은 데뷔 때부터 크레딧에 개인의 이름이 아닌 팀명 '드래곤포니'를 명시하고 있다. 이는 전원 프로듀싱 팀이자 단단한 팀워크를 지닌 밴드임을 대외적으로도 공표하는 일종의 자신감이다.

팀명을 크레딧에 올리는 것과 관련해 여전히 "(마음에) 변함이 없다"고 밝힌 드래곤포니였다. 안태규는 "좀 멋있는 거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편성현은 "각자 연주하는 악기 외에 할 줄 모르는 악기까지 연습해서 직접 세션 역할도 해서 녹음해 곡을 완성한다.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이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이 대견하다"고 자신을 스스로 칭찬하기도 했다.

소속사 수장인 유희열은 데뷔곡 '팝 업'에 이어 '낫 아웃' 작사에도 참여해 힘을 실었다. 앞서 데뷔 쇼케이스에 직접 참석했었던 그는 이날도 현장을 찾아 객석 한편에서 조용히 드래곤포니를 응원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취재진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인사하고 피드백을 듣는 등 '열혈 서포트'에 나섰다.

안태규는 "대표님이 곡 작업할 때 항상 여러 조언을 해준다. 최근에 가장 인상 깊게 들었던 조언은 드래곤포니의 방향성에 대한 부분이었다. '너희는 밴드니까, 밴드이기 때문에 세계관과 정체성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솔직한 이야기가 정체성이 될 것'이라고 하더라. 대표님의 조언을 통해 우리만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잘 담아낼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드래곤포니는 '부산국제록페스티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등의 무대를 섭렵하며 'K-밴드 루키'로 급부상 중이다. 올해도 벌써 '더 글로우 2025',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5' 출연 소식을 전했으며, 5월에는 서울과 타이베이에서 단독 콘서트도 개최한다.

편성현은 "우리의 음악을 좋아해 주시고 모든 청춘이 와서 뛰어놀며 즐기고, 미친 듯이 소리치는 화합의 장을 만들고 싶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태규는 "첫 번째 단독 콘서트인 만큼 열심히 준비 중이다. 새 앨범의 전곡을 라이브로 들으실 수 있고, 기존에 우리가 발매했던 곡들을 이번 공연에서만 들을 수 있는 버전으로 새롭게 편곡도 했다. 평소에 연주하지 않았던 악기들을 연주하는 새로운 모습도 보여드릴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밴드라서 라이브에는 진짜 자신이 있다. 우리 무대를 보는 분들은 분명 우리에게 흠뻑 빠지실 거라 생각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편성현은 드래곤포니만의 강점에 대해 "작업하면서 많이 생각해 봤는데, 우리의 음악을 들으면 옛날 하드 록 밴드의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거다. 그런 음악을 많이 듣고 자랐다"면서 "수록곡 '이타심'에서는 권세혁이 기타 솔로를 휘몰아치면서 멋있게 하는 파트가 있다. 그런 클래식한 매력도 가지고 있는 게 우리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당차고 솔직하고 투박하면서도 원대한 기개를 품은 드래곤포니였다. "언젠가 별과 달이 떠 있는 시간에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설 수 있길 바란다"는 한 마디로 이들의 순수한 진심을 알 수 있었다.

목표는 데뷔 때 밝힌 것과 동일하게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다. '글래스턴베리'는 25만명 이상의 관객이 몰리는 영국 최대 규모 음악 페스티벌로, 지상 최대의 록 페스티벌·록 페스티벌 계의 성지로 꼽힌다.

고강훈은 "'글래스턴베리' 헤드라이너가 되는 날을 꿈꾼다. 그 페스티벌은 우리가 존경하는 많은 록밴드가 거의 다 나왔다고 볼 수 있는 무대라 거기 선다면 더 이상의 꿈은 없을 정도"라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드래곤포니는 '너희 진짜 멋있는 록밴드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면서 연신 "열심히 하겠다"며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드래곤포니의 두 번째 EP '낫 아웃'은 이날 오후 6시에 발매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