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압박하며 "몸조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조폭의 언어'라는 취지의 비판을 쏟아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대표가 본인 재판을 앞두고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할 위기에 처하자 이성을 잃은 것 같다"며 "시정잡배나 할 법한 충격적인 망언"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거대 의석을 무기 삼아 수십 번 남발해 온 탄핵과 특검으로는 모자랐던 것이냐"며 "공당 대표가 행정부 수장을 탄핵으로 겁박하고 몸조심하라며 협박하는 도를 넘는 폭주는 국민적 분노와 갈등만 야기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화 아수라의 한 장면 같다"며 "'국민 누구나 최 대행을 체포할 수 있다'라는 말은 사실상 테러 선동 아니냐"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 본인이 테러 위협이 있다며 방탄복 입고 다닌다고 하는데, 정작 방탄복을 입어야 할 사람은 최상목 대행인 것 같다"며 "히틀러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 실감 난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급 인사들도 일제히 이 대표를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국헌문란이란 국가기관을 무력화시키거나 기능 정지를 시키는 것을 말한다. 그간 이재명 의원은 29번의 탄핵을 자행해 국가기관의 직무를 정지시켜 국헌문란을 주도해온 이른바 내란범"이라며 "그런 사람이 이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이 어려워지니 반체제 법조인 출신인 마은혁을 헌재 재판관 임명 강요를 하면서 최상목 대행을 직무유기로 체포 운운하고 있다"고 썼다.
이어 "최근에는 러시아제 권총 운운하면서 암살 위협을 당한다고 쇼도 하고 있다"며 "그렇게 부산 떨지 말고 그만 감옥에 가라. 그대 신변이 가장 안전한 장소는 바로 감옥"이라고 비꼬았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 대표의 발언이 전해진 직후 페이스북에 "'몸조심하기 바란다'(는 말은) 깡패들이 쓰는 말"이라고 일갈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상목 대행에 ‘몸조심하라’는 현행범 체포 이야기는 '조폭식 협박'"이라며 "이재명 특유의 폭력적 보복 광기"라고 평가했다.
원 전 장관은 "이재명은 본인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당론으로 부결시키라고 하고, 관련된 동료 의원까지 숙청했던 자"라며 "조폭식 협박, 김정은식 숙청이 몸에 밴 이재명은 대한민국에 현존하는 '최대 위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민 전 의원 역시 "개딸들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을 체포하라고 선동하는 거냐"며 "그런 식의 무법천지라면 국민들 누구나 중대한 범죄혐의자 이재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해도 되니 이 대표야말로 몸조심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 결정이 늦어지니 다음 주 2심 판결을 앞둔 이 대표가 최소한의 평정심을 잃고 초조함에 광분하는 거라고 국민들은 쳐다볼 것"이라며 "만에 하나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이 나라는 정말 끔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 권한대행을 향해 "가장 중요한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직무유기로 경찰이든 누구든 즉시 체포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지금 이 순간부터 국민 누구나 직무 유기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기 때문에 몸조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