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2만·회계사 1.6만…전문자격사도 지원 '러시'

입력 2025-03-18 17:02
수정 2025-03-19 00:34
기업 대규모 공채가 사라지고 경기 불황에 취업 문이 좁아지자 사회 진출을 앞둔 청년의 관심이 전문자격사로 쏠리고 있다. 변호사로 대표되는 기존 전문직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다른 전문자격사를 통해 활로를 찾으려는 지원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18일 한국산업인력공단 등에 따르면 세무사, 공인회계사, 공인노무사, 법무사, 행정사, 감정평가사, 변리사 등 전문자격사 지원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문자격사 지원자는 최근 1년 새 1만 명 넘게 불어났다. 지난해 전문자격사 1차 시험 지원자는 7만7475명으로 전년(6만7072명)에 비해 1만403명 늘었다. 가장 관심이 뜨거운 전문자격사는 지원자가 2만 명을 돌파한 세무사였다. 세무사는 작년 1차 시험 지원자만 2만2455명에 달했다. 전년보다 5638명 증가했다. 1차 시험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지난해 경쟁률은 33.4 대 1이었다.

회계사는 작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만6914명이 지원했다. 경쟁률은 13.5 대 1이었다. 올해는 1만6535명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역대 세 번째로 많은 지원자를 기록해 경쟁률은 오히려 13.8 대 1로 높아졌다.

노무사도 종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작년에만 1만1646명이 몰려 35.3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노무사 지원자는 2022년만 해도 8261명에 그쳤는데 2023년 1만225명이 몰려 1만 명을 넘어섰다. 법무사도 역대 최대 지원자가 몰릴 정도로 인기다. 지난해 8255명이 지원해 63.5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행정사와 감정평가사는 지난해 각각 7994명, 6746명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행정사 지원자는 2020년 3074명에서 2022년 4776명, 2023년 6350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감정평가사는 2020년 지원자가 2535명에 그쳤는데 올해는 8539명이 몰렸다. 변리사 지원자는 작년 3465명으로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올해 4067명이 지원해 경쟁률 20.3 대 1을 기록했다.

청년이 전문자격사 시험에 집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취업난이다. 통계청의 지난달 고용동향 조사를 보면 20대 취업자는 342만5000명으로 전년도 같은 달보다 22만8000명 줄었다. 실업자는 같은 기간 1만5000명 증가한 26만1000명을 기록했다. 현 직장에서 느끼는 불안이나 낮은 연봉으로 퇴사를 선택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전문자격사가 새로운 탈출구가 되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관세사는 해마다 지원자가 줄고 있다. 올해 지원자는 1829명으로 2000명 선이 무너졌다. 시험 난도가 높은 데다 합격 인원이 90명에 불과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