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무인정찰기(UAV)와 군용 헬기가 충돌하는 사고가 17일 발생했다. 지난 6일 경기 포천에서 오폭사고가 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께 경기 양주 광적면의 육군 항공대대에서 비행하던 군용 무인기가 착륙해 있던 헬기에 충돌했다. 사고로 화재가 발생했고, 소방당국이 장비 20대와 인원 50명을 투입해 신고 30여 분 만에 진화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무인기와 헬기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탔다. 정확한 재산 피해는 파악 중이다.
사고를 낸 무인기는 지상작전사령부 소속 이스라엘제 무인정찰기 헤론이다. 전고 16.6m, 전장 8.5m로, 북한 황해도 해안의 해안포와 내륙 지역 장사정포 등을 감시한다. 군은 2016년 정찰 능력 강화를 위해 이스라엘에서 헤론 석 대를 들여와 실전 배치했다. 사업비는 지상통제체계(GCS) 등을 포함해 400억원에 달했다. 최고 10㎞ 중(中)고도에서 감시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시속 207㎞에 달하는 프로펠러 추진 방식 무인기다. 동일 기종 기체가 지난해 11월 기체 이상으로 통신이 두절된 뒤 양주 일대 하천변에 추락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북한의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공격 때문에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무인기와 부딪힌 헬기는 육군 항공대 소속 수리온이다. 수리온 헬기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다목적 기체로 대당 가격이 약 200억원에 달하며, 작년 6월 실전 배치된 신형 기종이다. 군 관계자는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테러나 적의 공격 등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