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래세대 생각한다면 국민연금 자동조정장치 절실

입력 2025-03-16 17:45
수정 2025-03-17 00:21
급물살을 타는 듯하던 국민연금 개혁안의 국회 처리가 다시 불투명해졌다.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3%에 전격 합의한 뒤 추진한 첫 번째 여야정 실무회동이 어제 무산됐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모수개혁안 상정 여부도 합의하지 않아 본회의 통과까지 적잖은 갈등이 예상된다.

첫 실무회동 무산은 연금개혁특위에서 곧바로 구조개혁 논의에 착수하려는 여당과 모수개혁부터 하고 보자는 야당 간 대립 탓이다. 매일 855억원의 적자가 쌓이는 만큼 모수개혁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야당 주장이 일리가 없진 않다. 하지만 구조개혁이 동반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전향적 자세가 절실하다.

18년 만의 연금개혁을 위해선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둘러싼 이견 해소가 핵심이다. 민주당은 ‘소득대체율 43%’를 수용하면서 자동조정장치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공감하기 어렵다. 여야가 합의한 모수개혁만으로는 2055년으로 예정된 고갈 시기를 9년 정도 늦추는 데 그친다.

물가상승률, 가입자·기대여명 증감을 반영해 연금 인상률을 정하는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소진 시점을 더 늦출 수 있다. 급여 지출이 보험료 수입보다 커지는 2036년부터 자동조정장치를 작동하면 기금 소진 시기는 2088년(기금수익률 5.5% 적용)으로 늦춰진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가 ‘여야 합의를 존중한다’면서도 특위에서 자동조정장치를 핵심 의제로 논의하고 도입해줄 것을 요청한 배경이다.

또 다른 이슈인 ‘지급 보장 명문화’ 역시 자동조정장치 도입과 연계 가능한 주제다. 국가 책임 강화는 지속 가능성 제고를 위해 고려할 만하지만 무작정 지급 보장은 자칫 더 큰 문제를 야기하는 개악이 될 수 있다. 기성세대가 지급 보장 명문화로 미래세대를 위하는 척하면서 자신의 연금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악용해선 안 된다는 게 연금 전문가들의 이구동성이다. 제도 도입 이후 세 번째의 연금개혁 기회를 살리려면 여야의 정략 탈피가 선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