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세미텍, SK하이닉스에 HBM 장비 첫 공급

입력 2025-03-14 16:34
수정 2025-03-15 02:28
한화그룹 계열 반도체 장비업체인 한화세미텍이 SK하이닉스에 210억원 상당의 고대역폭메모리(HBM)용 TC본더(사진)를 공급한다. 지난달 한화세미텍의 HBM용 TC본더 공개 이후 첫 고객사 납품이다. 지금까진 한미반도체가 SK하이닉스에 TC본더를 독점 공급했다. TC본더는 HBM용 D램을 쌓을 때 열과 압력을 가해 칩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게 하는 역할을 하는 핵심 장비다.

한화세미텍은 SK하이닉스의 품질 검증(퀄 테스트)을 최종 통과하고 210억원 규모의 HBM TC본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발표했다. 계약금은 지난해 매출의 5.38%다. 계약 기간은 7월 1일까지다. 정확한 납품 대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14대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화세미텍 관계자는 “고객사의 품질 검증을 거쳐 양산에 성공하면서 한화세미텍은 HBM TC본더 시장의 첫 물꼬를 텄다”고 말했다.

한화세미텍은 2020년 TC본더 개발을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의 품질 검증을 받았다. 지난달 10일엔 종합 반도체 장비·솔루션 기업이 되겠다는 뜻을 담아 사명을 기존 한화정밀기계에서 한화세미텍으로 바꿨다. 동시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부사장이 미래비전총괄로 합류해 힘을 실었다.

지난달 19일 개막한 반도체 장비 전시회 ‘세미콘코리아 2025’에선 자사 TC본더 ‘SFM5-Expert’ 모델을 국내에 처음 공개했다. 김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화세미텍만의 독보적인 기술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했다. 산업계는 향후 SK하이닉스와 제품 양산에 처음으로 성공하면서 HBM TC본더 시장의 물꼬를 튼 한화세미텍 간 협력 관계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선 TC본더 납품사를 다변화해 한미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됐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