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12일 14:4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자본 건전성을 나타내는 킥스(K-ICS) 비율을 맞추기 위해 보험사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이 부동산 담보대출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의 보험건전성 감독 강화에 따라 보험사들이 5~6%대 고금리로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를 대거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정작 해당 자금을 어떻게 운용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결과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시중 보험사들이 올해 초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3조76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보험사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및 후순위채 등의 자본성 증권 발행 규모는 총 8조6550억원에 달한다. 연간 기준 최대 규모로 지난 2023년 확충한 자본 규모인 3조1540억원 대비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는 보험계약자에 대한 채무를 이행할 수 있는 재무적 능력인 킥스 비율이 상향된데 따른 것이다. 보험사는 해당 비율을 달성하기 위해 높은 이자비용을 감수하고 지난해부터 후순위채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같은 흐름은 올해도 이어져 증권업계서는 올해 보험사가 발행할 예정인 후순위채의 규모가 10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사는 이렇게 끌어들인 자금을 바탕으로 이익을 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보험사 후순위채 금리가 5~6%에 달해 이보다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내기는 좀처럼 쉽지 않아서다. 신용등급 5년물 회사채 AA-와 비교해 후순위채 금리가 1.5%~1.8%(150bp~180bp)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전통적으로 보험사들은 국고채나 회사채 등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해왔다. 하지만 최근 금리 하락으로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동산 담보대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보험사의 부동산 담보대출 잔고는 130조원으로 3분기 말 대비 1.1% 증가했다.
일부 보험사들은 역마진을 감수하고 국채나 다른 보험사의 후순위채 등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국채 매수세가 늘면서 국채 금리를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킥스 비율 상향이 부동산 담보 대출을 늘리고, 말관련 금리는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이런 부작용을 의식해 이날 킥스 비율을 현행 대비 15%포인트 완화하는 내용의 '보험업권 자본규제 고도화 방안'을 12일 발표했다. 과거에 설정된 감독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자본증권 발행이 급증했고, 이자비용 등 재무부담이 심화된다는 업계의 지적을 반영한 안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