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상한 아빠·착한 아들이었는데…40대, 퇴근길 사망 후 장기기증

입력 2025-03-11 11:10
수정 2025-03-11 11:13
퇴근길 횡단보도에서 넘어지면서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 상태에 빠진 40대 가장이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100여명의 환자에게 인체조직을 기증했다.

1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2월 28일 임봉혁(45)씨가 뇌사 상태에서 심장과 간장, 양쪽 신장을 기증해 4명을 살렸다고 밝혔다. 또 인체 조직기증으로 백여 명의 기능적 장애가 있는 환자의 재건과 기능 회복을 도왔다.

임 씨는 지난 2월 21일 퇴근길 횡단보도에서 넘어지면서 보행자 교통사고로 병원으로 이송되어,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고인은 생전 다른 생명을 살리는 장기기증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고 유족은 그의 뜻에 따랐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난 임 씨는 온화하고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성격이었으며, 좋아하는 음식이 앞에 있어도 남들이 잘 먹으면 젓가락을 느리게 하는 마음이 따듯한 사람이었다.

집에서는 9살 딸과 잘 놀아주는 자상한 아빠로 폐섬유화와 갑상선으로 몸이 편찮은 부모님을 병원으로 모시고 다니는 착한 아들이었다.

임 씨의 아내 강영미 씨는 “혜민 아빠, 여기서는 자기보다 남을 위해 살았으니까 하늘나라에서는 자기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아요. 그리고 우리 혜민이 잘 지켜주고 나도 여기서 아버님, 어머님 잘 챙기고 혜민이랑 행복하게 지낼게요. 우리 다음에 다시 만나요. 사랑해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