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니 '190조 증발'…폭락한 테슬라에 개미들 '비명'

입력 2025-03-11 09:13
수정 2025-03-11 09:24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2차전지주의 낙폭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가 15% 급락하며 부진하자 2차전지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된 모습이다.

11일 오전 9시8분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대비 9500원(2.72%) 하락한 3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POSCO홀딩스(-4.03%), 포스코퓨처엠(-3.32%), 삼성SDI(-3.24%)도 시장 수익률을 밑돌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엔켐(-4.12%), 에코프로비엠(-3.5%), 에코프로(-2.92%)도 하락세다.

테슬라가 급락해 국내 2차전지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전장 대비 15.43% 내린 222.15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220.66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 하루 낙폭은 2020년 9월 8일(21.06%) 이후 최대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190조2000억원가량 증발했다.

관세 전쟁·경기 침체 우려로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테슬라의 낙폭은 유독 컸다. 판매량이 저조한 탓이다.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에서 지난 1∼2월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는 작년 대비 약 70% 급감했다. 지난달 중국 상하이 공장의 테슬라 출하량은 49% 감소해 2022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월간 실적을 기록했다.

판매량 감소를 반영해 UBS그룹과 베어드가 테슬라의 1분기 판매 실적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 UBS는 "테슬라 모델 Y의 신형 출시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주문이 다소 주춤한 상태"라며 1분기 판매량 추정치를 이전보다 16% 낮춘 36만7000대로 예상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활동을 반대하는 시위도 격화하고 있다. 특히 이날 오전에는 테슬라 신차들이 보관돼 있던 시애틀 시내 주차장에서 사이버트럭 4대가 한꺼번에 불타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벤 칼로 베어드 애널리스트는 CNBC 방송 인터뷰에서 "테슬라를 표적으로 한 일련의 사건들이 테슬라 차량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을 위축시켜 테슬라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