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 연임과 관련한 주주총회 안건을 놓고 엇갈린 판단을 내놓고 있다. ISS는 함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했지만, 글래스루이스는 찬성을 권고했다. 세계 1·2위 의결권 자문업체의 의견이 갈린 만큼 주주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세계 1위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최근 발행한 기관투자가 대상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함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 의견을 밝혔다. 함 회장을 비롯해 이승열·강성묵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박동문·이강원·이준서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하나금융 주총은 오는 25일 열릴 예정이다.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점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함 회장은 해외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와 관련해선 제재 수위가 중징계에서 경징계로 낮춰졌다. 하지만 직원 채용 관련 업무방해 혐의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2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ISS는 “엄격한 규제가 동반되는 은행업은 지배구조 확립이 가장 중요하다”며 “금융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점에서 (함 회장은) 감독 부실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반대 사유를 설명했다.
반면 세계 2위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는 같은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다. 함 회장 취임 이후 탄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주주환원책 확대 등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금융권에서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이 갈린 만큼 기관투자가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는 주로 의결권 자문업체의 판단을 참고해 주총에서 의견을 행사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ISS는 2022년 함 회장 첫 취임 당시에도 반대 의견을 던진 곳”이라며 “연임 안건 통과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