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식당 다르네…안성재 "이재용 회장 와도 안 나가 봐"

입력 2025-03-10 16:39
수정 2025-03-10 16:48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던 안성재 셰프가 지드래곤은 물론 이재용 회장이 레스토랑을 찾아왔을 때도 주방을 지켰다고 밝혔다.

안성재 셰프는 9일 방송된 MBC 예능 ‘굿데이(Good Day)에 출연해 지드래곤과 인사를 나눴다. 지드래곤은 "(흑백요리사) 프로그램하시기 전에 가봤다. 한남동에 계실 때"라며 앞선 인연을 언급했다.

이를 들은 안성재는 "오셨었나? 몰랐다"라며 "그런데 오셨어도 저는 안 나간다"고 했다. 데프콘은 "보통 주방에만 계시죠"라고 물었고 안성재는 끄덕였다.

정형돈이 "이재용 회장이 안 나오나"라고 묻자 안성재는 "안 나갔었다"고 했다. 이어 "필요하면 부르시겠지라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요리할 때는 주방에서 나가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그의 소신이 국내 최고 기업 회장님의 방문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것. 이에 데프콘은 진정한 프로라고 추켜세웠다.

안성재는 13살 때 미국으로 떠나 포르쉐 정비공을 꿈꿨다고도 밝히며 "정비 학교에 가려고 했는데 우연히 지나가다가 요리학교가 있더라. 궁금해서 한번 해봐야지 했는데 재밌더라"라고 요리사 전향 계기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NYT도 ‘서울의 유일한 미쉐린 3스타 셰프, 그를 건드리지 말라’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13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요리사의 삶을 택한 안씨의 일대기를 소개한 바 있다.

NYT는 "안성재 셰프는 이라크에서 미군 병사로 싸우고 돌아온 뒤, 주방보조로 시작해 접시를 닦으며 요리학교 비용을 마련했다"며 "그는 어려운 길을 걸어 성공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안성재는 풍족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고,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군에 입대해 헬리콥터와 탱크에 연료를 공급하는 정비병으로 일했다. 전역 후엔 돌연 요리학교에 입학했고, 본격적으로 요리사의 길을 걷기 위해 캘리포니아의 한 일본식 레스토랑 '우라사와'에 무급 주방보조로 취직해 설거지부터 시작했다.

이후 안성재는 미국의 이름난 레스토랑을 차례로 거치며 저력 있는 셰프로 성장했고, 2016년 샌프란시스코에 자신의 첫 번째 레스토랑인 '모수'를 열었다. 개업 초창기엔 음식 평론가들로부터 “평판이랄 게 없는 셰프의 식당인 것을 고려할 때, 가격에서 뻔뻔함이 느껴진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개업 첫해 미쉐린 1스타를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런데도 그는 1년 만에 미국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이에 대해 안씨는 “모두 나를 두고 미쳤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이듬해인 2017년 서울에서 새롭게 문을 연 모수는 큰 성공을 거뒀다. 첫 오픈 당시 모수의 코스 가격은 24만 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비싼 코스 요리 가격보다 30%나 높았다. 투자자들은 그에게 "가격이 지나치다"고 우려했지만, 안성재는 "비싸지 않다. 이것이 스스로 정한 가치다"라며 자신의 선택을 고수했다. 모수는 2019년 미쉐린 1스타를 획득했으며, 2020년 2 스타를 획득한 데 이어 2023년에는 한국 유일의 미쉐린 3스타 식당에 등극했다.

F&B 업계에서 주목받던 그는 지난해 초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CJ제일제당과의 파트너십을 종료, 휴업에 들어간 지 1년 만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흑백요리사'의 세계적인 흥행으로 예능인으로서의 인기도 거머쥐었다.

업계에 따르면 안성재 셰프가 재오픈하는 '모수 서울'은 오는 22일 영업을 재개한다.

'모수 서울'은 점심에는 영업하지 않으며 저녁 코스(Dinner Tasting Course) 오마카세는 1인 42만원으로 책정됐다. 테이블당 주류 반입비(주류를 반입할 때 받는 돈)는 와인 1병에 20만원이다. 모수의 음식에 페어링할 만한 수준의 최고급 와인이 아니면 아에 가져오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