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값 못하는 영화관?’… CGV, 결국 희망퇴직 받았다

입력 2025-03-10 15:16
수정 2025-03-10 15:17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J CGV가 지난달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확대와 흥행작 부재 등으로 극장 사업 수익성이 악화한 것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9일 영화 업계에 따르면, CGV는 지난달 근속 7년 이상 대리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약 80명이 회사를 떠났고, 연차에 따라 월 기본급 100% 이상의 위로금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CGV가 희망퇴직을 시행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영 사정이 악화됐던 2021년 2월 이후 4년 만이다.

지난해 CGV의 전체 실적은 성장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등 해외법인이 성장하면서 매출 1조9579억원, 영업이익 759억을 기록했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6.7%, 54.6%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국내 극장 사업은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국내 극장 매출액은 7588억원으로, 전년보다 145억원(1.9%)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76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끝났지만, 극장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영화진흥회의 ‘2024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 매출액은 1조1945억원으로 전년 대비 5.3%(669억원) 감소했다. 전체 관객 수도 1억2313만 명으로, 전년 대비 1.6%(201만 명) 줄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매출 1조8140억원·관객 수 2억2668만 명)과 비교하면 각각 34%, 46% 감소한 수준이다.

반면 OTT 이용률은 크게 늘었다. 방송통신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구독형 OTT 이용률은 2019년 52.0%에서 2024년 79.2%로 급등했다.
흥행작도 부족도 극장가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에는 ‘파묘’와 ‘범죄도시4’가 천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이외에는 메가 히트작이 없었다.

일각에서는 OTT 구독료에 비해 비싼 영화 관람료도 극장 관객 감소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가장 저렴한 요금제인 광고형 스탠다드 멤버십의 월 구독료는 5500원이지만, CGV의 일반시간대 2D 영화 티켓값은 평일 기준 1만4000원이다.

고송희 인턴기자 kosh112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