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체크카드 수가 2016년 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해외여행 특화 상품인 트래블카드 시장이 급성장한 데다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는 ‘요노(YONO·You Only Need One)’ 소비 문화가 확산한 효과다. 간편결제 서비스 확대로 존재감을 잃어가던 체크카드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한·국민·현대·삼성·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체크카드는 총 6283만 개로 집계됐다. 2023년 말(6125만 개)보다 158만 개 증가했다.
은행계 카드사가 체크카드 시장 성장세를 주도했다. 하나카드, 신한카드, 국민카드의 체크카드는 각각 전년 대비 66만 개, 65만 개, 38만 개 증가했다. 기업계 카드사에서는 애플페이 효과에 힘입은 현대카드의 체크카드가 전년 대비 13만 개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 체크카드 수가 반등한 건 2016년 후 처음이다. 2016년 6788만 개로 고점을 찍은 뒤 2023년까지 줄곧 내림세를 보였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가 보편화해 체크카드 자리를 대체한 결과다. 카드사도 체크카드 시장을 외면했다. 현금 서비스, 카드론 등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신용카드 판매를 늘리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해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트래블카드 열풍으로 체크카드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게 카드업계의 진단이다. 해외여행 수요가 커져 무료 환전 혜택 등을 내건 트래블카드 발급이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다. 트래블카드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두 종류로 운영되지만, 소비자는 연회비가 없는 체크카드를 주로 발급받는다.
체크카드의 해외 결제 실적도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체크카드의 지난해 해외 사용액은 62억3400만달러였다. 전년 대비 37.8% 급증했다. 신용카드의 해외 사용액은 154억8700만달러로 전년보다 5.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 장기화로 가성비를 추구하고 꼭 필요한 것만 사려는 ‘요노’ 소비 문화가 확산하며 체크카드 선호도가 높아졌다. 잔액 내에서만 결제가 가능한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에 비해 소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효과적이다.
올해도 체크카드 인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도 새로운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는 이달 ‘SOL모임 체크카드’를 내놨다. 신한은행 ‘SOL모임통장 서비스’와 연계한 게 특징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