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옛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경영진단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 각 계열사와 사업부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작년 11월 말 신설한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 경영진단실이 실시하는 첫 감사·컨설팅이다. 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가 포함된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삼성이 2019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해 집중 지원했지만, 대만 TSMC 등 경쟁사에 밀려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다.
6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 경영진단실은 지난 1월부터 삼성전자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역할을 하는 시스템LSI사업부를 경영진단하고 있다. 경영진단실은 시스템LSI사업부 감사를 끝마치는 대로 파운드리사업부를 들여다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영진단실이 시스템반도체 사업 조직을 1호 감사·컨설팅 대상으로 선정한 것은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성과를 못 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6년 전 “2030년까지 171조원을 투입해 시스템반도체 1위에 올라서겠다”는 비전을 내놨지만 수율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갤럭시S25에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하고 파운드리사업부가 생산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500’ 대신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적용했다. 시스템LSI사업부의 이미지센서는 일본 소니에 막혀 점유율 20% 벽에 갇혀 있고,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에 밀려 2020년 2분기 18.8%에서 지난해 4분기 8.2%로 추락했다.
삼성은 ‘현미경 감사’와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경영진단 결과에 따라 조직 개편 등 후속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황정수/김채연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