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 대신 '스터디카페' 창업 열풍…10년새 61배 급증

입력 2025-03-06 17:52
수정 2025-03-17 16:42

스터디카페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진입 장벽이 낮아 독서실, 과외방에 공유 오피스 수요까지 흡수하며 10년 만에 60배 넘게 커졌다. 포화 상태인 치킨집과 커피숍 창업 인파가 스터디카페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0년대 서울 대치동을 중심으로 생기기 시작한 한국형 스터디카페가 국내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6일 KB국민카드에 따르면 2015년 112개이던 스터디카페 가맹점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6944개로 늘었다. 10년도 안 돼 61배 급증한 것이다. 스터디카페의 증가는 통계청 자료로도 확인된다. 국내 스터디카페 시장 규모는 2017년 8000억원에서 2022년 1조6000억원으로 갑절이 됐다.

낮은 수위의 규제가 스터디카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스터디카페는 비슷한 형태인 독서실보다 규제에서 자유롭다. 독서실 허가를 받으려면 서울에선 120㎡, 인천·경기에선 90㎡ 이상 면적을 확보해야 한다. 건물에 유해업소가 없어야 하고 남녀 공간도 분리해야 한다. 이에 비해 스터디카페는 학습실 외에 휴게실 등의 공간을 둬야 한다는 정도의 규정만 있을 뿐이다.

창업비용도 적게 든다. 서울에서 가장 일반적인 165㎡ 규모 스터디카페 가맹점을 열려면 가맹비(1000만원) 등을 합해 평균 1억3000만원가량이 든다. 비슷한 규모의 프랜차이즈 카페 창업비용(약 3억원)의 절반 이하다. 저비용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 들어 3040세대가 스터디카페 창업에 몰리고 있다. 국민은행이 스터디카페 가맹점주 연령 비율을 분석해보니 40대 35%, 30대 16%였다. 국내 1위 스터디카페 프랜차이즈 기업인 작심에서도 5년 전 10%였던 30~40대 가맹점주 비율이 지난해 21%로 두 배가 넘었다.

스터디카페의 이용 연령층도 확대되고 있다. 고교생과 대학생 외에도 회사원, 프리랜서, 1인 사업자 등 공유 오피스를 사용하던 이들이 상당수 스터디카페 고객층으로 이동했다. 공유 오피스 계약기간은 6개월 이상인 데 비해 스터디카페는 이용 기간 제한이 없다. 이런 장점 때문에 작심의 스터디카페 매장 수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251개에서 지난해 491개로 증가했다.

국내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스터디카페는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2020년 홍콩에 스터디카페 두 곳을 출점한 작심은 앞으로 베트남과 몽골, 대만, 일본 등에 현지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강남구 작심 대표는 “테스트베드였던 홍콩을 발판 삼아 조만간 몽골에 스터디카페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궁극적으론 프리미엄 독서실 시장이 급성장 중인 중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