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소형주 '자금 썰물'

입력 2025-03-06 18:01
수정 2025-03-07 01:02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중소형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졌기 때문이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자금 순유출 규모가 가장 컸던 ETF는 ‘아이셰어즈 러셀2000’으로 집계됐다. 한 달간 40억3540만달러가 이탈했다. 전체 운용자산(AUM)의 6%에 해당한다. 자금이 유출되면서 이 펀드 수익률은 1개월간 9.12% 떨어졌다.

미 중소형 ETF는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연초 출범한 뒤 반짝 주목받았다. 관세 장벽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기대와 달리 미국 중소형주 관련 지수는 지속적으로 내려가는 추세다. 시가총액 상위 3000개 기업 중 하위 2000개 흐름을 보여주는 러셀2000지수는 지난달에만 10% 가까이 떨어졌다. 400개 미국 중형 기업을 모은 S&P미드캡400지수도 같은 기간 7.2% 밀렸다.

중소형 기업의 성적이 부진한 건 기준금리 추가 인하 시점이 계속 늦춰지고 있어서다. Fed 안팎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올 1월만 해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 대비 3% 상승, 작년 6월 이후 처음으로 3%대에 재진입했다. 일반적으로 중소형 기업은 대기업보다 현금 창출력이 약한 만큼 금리 인하 시기가 미뤄질수록 불리하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