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차세대 배전망 관리시스템(ADMS)' 전국 도입 완료를 축하하는 기념식을 6일 개최했다. 이번에 개발한 ADMS에 'K-Grid'라는 브랜드명을 붙이고, 세계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ADMS란 소비자에게 전기를 보내는 배전망에 정보통신(ICT) 기술을 접목해 분산형 전원, 전력사용량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하고, 운영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재생에너지(재생e), 에너지저장장치(ESS), 가상발전소(VPP) 등 다양해진 전력 자원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응하는 데 필수적이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정부 과제로 298억원을 투입해 ADMS를 개발했고, 작년 전국 사업소에 ADMS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기존의 배전망인 배전자동화시스템(DAS)은 산재한 배전설비를 센터에서 원격 감시하는 중앙집중형 시스템이다. ADMS는 재생에너지 도입으로 다양화한 배전 네트워크 자체를 실시간 분석해 제어할 수 있는 미래형 시스템을 말한다.
ADMS는 특히 분산 에너지를 활용하는 데 필수적이다. 분산 에너지란 에너지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해 공급하는 지역단위 에너지 시스템이다. 한국은 충남(석탄)과 경북(원자력), 부산 및 울산(원전), 전남(원전 및 신재생)에 발전소가 집중돼있는데, 수요는 수도권이 많다. 분산 에너지가 활성화할 수 있다면 각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에너지를 생산, 소비할 수 있게 돼 전력 수급이 안정화하고, 망 부담도 크게 줄어든다.
ADMS는 태양광 발전소가 많은 한국에서 요긴하다. 현재 한국은 전체 발전기의 99%(설비용량의 76%)가 중앙 배전망에 연결돼있는 체계로, 배전망 운영을 효율화할 필요성이 크다. DAS를 활용하면 '단방향 관리'만 가능하지만, ADMS를 활용하면 고객에게 송전하는 것은 물론, 고객에게 에너지를 송전받고(태양광에너지) 필요하면 ESS 등에 저장하는 '양방향 관리'를 수월하게 할 수 있다.
한전에 따르면 ADMS는 실시간 배전망 계통(네트워크) 상황을 분석해 '계통 여유시간'에 재생에너지 활용을 늘리고, 기존 망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ADMS 도입으로 한전은 추가 망 건설비를 4000억원가량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재생에너지원 발전량을 예측하고, 출력제어를 하면 2036년까지 재생에너지 연계 용량(자가 소비를 위해 설치된 태양광 패널, ESS 등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전력 용량) 2.3GW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 DAS에서 분산된 시스템을 15개 지역본부 단위로 통합 운영하는 것만으로 연간 51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도 낸다.
한전은 자체 개발한 ADMS 기술을 공군 전력망 등 국내 타 기관으로 확산을 추진하고, 파트너사와 함께 해외시장에 동반 진출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신재생발전이 보편화하면서 세계 ADMS 시장이 연평균 20%씩 고속 성장하고 있어서다.
최남호 차관은 이날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행사에서 축사를 통해 “올해는 분산에너지특별법 이행이 본격화되는 시기"라며 "ADMS 보급이 완료되면서 분산 에너지에 적합한 전국 배전망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ADMS는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에 대응해 배전망의 전기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핵심"이라며 "ADMS를 종합 배전망 운영플랫폼으로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훈/김리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