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은 6일 SOOP(옛 아프리카TV)에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했다. 목표주가는 기존 14만원에서 8만2000원으로 내렸다. 전날 종가(9만6600원)보다 15.1% 낮다. 숏폼이 유행하며 라이브 스트리밍 산업이 쇠퇴기에 진입했다는 이유에서다. 치지직과의 경쟁에서도 뚜렷한 우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숏폼(짧은 분량의 동영상) 등장 후 국내 및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 쇠퇴가 확연해지고 있다"며 "글로벌 1위 플랫폼 트위치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매년 하락하고 있다. 작년 트위치의 MAU는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다. 월평균 체류 시간도 24%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숏폼 콘텐츠가 범람하며 도파민에 중독된 네티즌들이 라이브 스트리밍을 장시간 시청하는 것에 피로를 느낀다는 분석이다. 작년 4분기 SOOP의 월평균방문자수(MUV)도 60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다.
임 연구원은 "숏폼이 등장하기 전 사람들은 콘텐츠를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인내심이 있었다. 하지만 숏폼 영상에 종속되고 도파민에 중독돼 5분 이상의 영상을 보는 것도 지루해하고 버거워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라이브 스트리밍 체류 시간 감소가 여러 방면에서 관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자리도 위협받는 상황이다. 임 연구원은 "치지직과의 경쟁에서 뚜렷한 트래픽(이용자 수) 우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분기에도 MUV는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글로벌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에 과하게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SOOP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임 연구원은 "선정적 콘텐츠의 글로벌 동시 송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있지만, 타 글로벌 플랫폼 대비 수위가 약할 수밖에 없는 점, 낮은 결제 유지 비중, 국내 스트리머의 타 플랫폼 이적 가능성도 있어 SOOP이 가진 해자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매출 과대 계상 관련 의혹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회계 감리도 진행되고 있다. 대외적 불확실성까지 고려하면 SOOP이 과거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투자에 유의가 필요한 구간"이라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