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운하 항구 사들인 美블랙록

입력 2025-03-05 17:58
수정 2025-03-06 02:17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홍콩계 기업으로부터 파나마운하 양단의 두 항구를 매수하기로 합의했다.

4일 홍콩 기업 CK허치슨은 파나마운하 항구 운영 사업 부문을 블랙록·글로벌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GIP)·TiL그룹 컨소시엄(블랙록·TiL 컨소시엄)에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CK허치슨은 “허치슨포트홀딩스(HPH)가 갖고 있는 파나마포트컴퍼니 지분 90%를 매각한다”고 했다. 파나마포트컴퍼니는 파나마운하의 발보아 항구와 크리스토발 항구를 운영해왔다.

CK허치슨은 중국과 홍콩 지역을 제외한 23개국, 43개 항만 사업 부문 지분 80%를 포함해 기타 자산 등도 블랙록·TiL 컨소시엄에 넘기기로 했다. 파나마 항구 등 HPH가 매각하려는 자산의 가치는 228억달러(약 33조2000억원)에 달한다. CK허치슨은 이번 매각이 ‘상업적 목적’의 거래라고 강조했다.

프랭크 식스트 CK허치슨 상무이사는 “소수 지분 조정 등을 거쳐 얻을 수 있는 현금 수익은 190억달러(약 27조7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거래는 순전히 상업적 목적이며, 최근 파나마 항구에 관한 정치적 뉴스와 전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과 중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견제가 이번 거래에 결정적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선박에 대한 파나마운하 통행 요금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또 “파나마운하가 잘못된 손에 넘어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운하 주변 항구의 실질적 운영권을 보유한 중국에 경고성 발언을 해왔다. 이에 따라 파나마운하 운영권을 둘러싼 미국과 파나마 정부 간 갈등이 해법을 찾는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