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와 미국 오피스 시장 [마스턴 유 박사의 論]

입력 2025-03-05 10:44
이 기사는 03월 05일 10:4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JLL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글로벌 주요 도시들의 오피스 공실률과 임대료 상승률은 아래 그림 1과 같다. 서울과 도쿄는 상대적으로 공실률이 낮고 임대료 상승률이 높은 반면, 샌프란시스코, 애틀랜타, 댈러스 등 미국의 주요 도시들은 공실률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고 임대료 상승률은 낮다.

미국 주요 도시들의 오피스 공실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이고, 이렇게 높은 공실률이 언제쯤 정상화될 수 있을까? 이번 기고문에서는 이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미국 주요 도시들의 공실률이 높은 이유가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일상화된 재택근무가 원인이라는 것은 이미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미국 워싱턴 D.C.에 본사를 둔 보안 관리 서비스 제공 업체인 Kastle Systems에 따르면 2025년 1월 미국 10개 주요 도시의 오피스 점유율은 54.2%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며, 이는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축소하고 사무실 출근을 독려하는 추세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전의 점유율과 비교하면 오피스 복귀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어쩌면 완전한 복귀는 없을지도 모른다.



미국 피고용자 설문조사와 공공데이터 5,859개 회사 자료를 근거로 산출된 오피스 근무 유연성 지표인 Flex Index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풀타임 출근율은 33%에 불과하다. 2분기 대비 소폭 상승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재택과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비율이 오히려 38%로 가장 높다. 이러한 지표를 보았을 때 미국의 오피스 이용 행태는 과거처럼 풀타임 근무보다는 하이브리드 형태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따라서, 오피스 공실률 해소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미국의 오피스 이용자들은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있겠지만, 주택가격 측면에서 얘기해 보자.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근로자들은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더 넓은 집을 찾아 교외로 이전을 했다. 이 시기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근로자들은 낮은 모기지 금리로 교외의 넓은 집을 구매할 수 있었다. 이후 팬데믹이 끝났고 기업들은 근로자들의 사무실 복귀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높아진 금리와 주택가격으로 인해 근로자들은 도심으로의 거주지 이전이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재택근무를 지속할 수 있도록 회사에 요구하게 되었다.




물론 기업들이 근로자들의 사무실 복귀를 재촉할 수도 있으나, 현재 미국의 고용시장이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이 또한 쉽지 않다. 기업들은 유능한 인재들의 이탈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종합해 보면, 미국의 오피스 공실률은 재택근무 트렌드가 지속된다면 단기간 내 정상화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주택 가격 상승과 견조한 고용시장을 통해서 설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