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T는 다세대에 걸쳐 한 산업군을 일군다는 관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투자 철학이 오너 중심인 한국 기업들의 정서와 잘 맞는 것 같아요.”
잔 에릭 살라타 EQT아시아 회장(사진)은 4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올해 한국 인수합병(M&A) 시장은 투자 기회가 다채로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40여 곳의 한국 회사를 검토하며 투자 대상을 물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QT는 운용 규모 기준으로 유럽 최대, 세계 3위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 2690억유로(약 407조원)에 달한다. 에릭슨(통신), 아스트라제네카(제약) 등 유수의 기업을 경영하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계열 PEF로 유명하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2조원을 들여 SK쉴더스 최대주주로 등극해 이목을 끌었다.
EQT가 한국에서 집중하는 테마는 헬스케어, 정보기술(IT), 비즈니스 서비스, 기술 기업 등 네 가지다. 그는 “IMF(국제통화기금) 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등 한국 경제의 여러 부침을 직접 지켜봤다”며 “한국 시장은 인구 감소와 저성장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갖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섹터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특히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기업들이 빠르게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트렌드와 밀접한 기술도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계에서 성과를 내는 한국의 스킨케어 기업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살라타 회장은 EQT의 차별화한 투자 방식으로 장기투자를 꼽았다. ‘될 만한’ 우량 기업에 투자해 더 크게 키운다는 게 이들의 접근법이다. 단기 수익보다 한 산업의 성장을 일구는 것이 안정적인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이들의 믿음이다. 살라타 회장은 “북유럽 PEF는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중시한다”며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산업을 키우고, 그게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다은/노경목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