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정장 있다"…젤렌스키 복장 조롱에 우크라 분노

입력 2025-03-04 17:19
수정 2025-03-04 17:20

우크라이나 외무부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정장을 가지고 있다"라며 미국 측에 반발했다. 군복 차림으로 정상회담에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미국 측이 조롱하면서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게시물을 통해 "수십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집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멋진 사무복을 군복으로 바꾸었다"며 "전쟁 중에 우크라이나 정장은 달라 보일 수 있지만, 모두 최고의 품격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완전 무장을 한 우크라이나 군인, 병원이 폭격당한 후 피투성이가 된 수술복을 입은 의사, 전투기 조종사, 폭격당한 아파트에서 민간인을 옮기는 구조대원 등 사진을 게시했다. 전쟁 중 다리를 잃은 것으로 추정되는 남녀가 의족을 착용하고 패션쇼에 선 모습도 담긴 사진도 포함됐다.

우크라이나 코미디언 안톤 티모셴코는 바지가 종아리까지 올라간 JD 밴스 미국 부통령 사진을 SNS에 공유하면서 "이 사람들이 정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네요"라고 비꼬았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군복 스타일의 옷을 입고 워싱턴 DC 백악관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젤렌스키는 군인들에 대한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서 그간 공식 행사에서 비슷한 복장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을 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잘 차려입었다"고 비꼬듯 말해 논란이 일었다.

원아메리카 뉴스의 한 기자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왜 정장을 입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J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한 회담 배석자들이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 기자는 "정장이 있긴 하냐?"고도 재차 물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해당 질문에 "전쟁이 끝난 후에 입겠다"고 답변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