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둘러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장고가 길어질 전망이다.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국무위원들도 마 후보자 임명을 좀 더 늦출 것을 건의했기 때문이다.
최 권한대행은 4일 오전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 간담회를 비공개로 열고, 마 후보자 임명과 관련한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송미령 농축산식품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간담회에 참석한 국무위원들은 모두 최 대행에게 마 후보자 임명에 대한 결정을 급하게 내려선 안 된다고 건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대행측 관계자는 “다양한 측면에서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다”며 “국무위원들이 숙고해야 할 점이 많다는데 모두 동의했다”고 말했다.
국무위원들이 제기한 의견 가운데는 한덕수 총리의 탄핵심판 선고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총리의 복귀 여부와 시기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이르면 이번주 한 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일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한 총리 탄핵을 기각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 경우 한 총리는 즉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복귀해 마 후보자의 임명 주체가 된다.
이날 간담회에서 최 대행은 주로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듣기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위원 간담회 이후에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최 대행은 마 후보자에 대한 별도의 언급 없이 미국발 통상전쟁 대응을 강조하며 “통합의 힘이 절실하다”고만 말했다.
이 같은 기류를 종합할 때 최 대행이 마 후보자 임명 시기를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 이후로 늦추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여권 내에서도 한 총리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 때까지 최 대행이 마 후보자 임명을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할 때까지 국정협의회를 중단하겠다며 최 대행을 압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7일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부작위(법률상 요구되는 행위를 하지 않음)는 국회의 헌재 구성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헌재의 이날 결정에는 이행 시점이나 불이행에 따른 처벌 규정이 따로 없어 최 대행은 “판결문을 따져 보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