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결국 기업 회생 절차 신청…"영업은 정상 운영" [종합]

입력 2025-03-04 09:46
수정 2025-03-04 18:00

홈플러스가 4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 이슈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 2월28일 공시된 신용평가에 온·오프라인 매출 증가와 부채비율 개선 등 많은 개선사항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의 2025년 1월31일 기준 부채비율과 직전 12개월 매출은 각각 462%와 7조462억원이다.

홈플러스 측은 “신용등급이 낮아져 향후 단기자금 측면에서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금일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며 이번 회생절차 신청이 사전예방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신용평가사들은 28일 홈플러스의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내렸다. 한국신용평가는 하향 조정 이유로 이익 창출력의 약화, 현금 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 부담, 중장기 사업 경쟁력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를 꼽았다. 한국기업평가도 "영업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점, 과중한 재무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점, 중단기 내 영업 실적 및 재무 구조 개선 여력이 크지 않을 전망인 점 등을 반영"했다며 하향 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신청과 상관없이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채널 등 모든 영업은 지금처럼 정상적으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되지만, 협력업체와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회생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되며 임직원 급여도 정상적으로 지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이번 회생결정으로 금융채권 등이 유예돼 금융부담이 줄어들게 되면 현금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홈플러스는 매출 대부분이 현금으로 이뤄지는 유통업 특성상 한두 달 동안 1000억원의 잉여현금이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잔여 계약기간 동안 모든 임차료를 계상한 리스부채를 제외하고, 운영자금 차입을 포함한 실제 금융부채가 약 2조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의 부동산 자산은 4조7000억원이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이 확정되면 금융채권자들과 조정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10년 넘게 이어진 대형마트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구매채널의 온라인 이동, 쿠팡 및 C커머스 등 이커머스 업체의 급격한 성장 등 삼각 파고에도 3년 연속 매출 성장을 달성하며 영업 실적 개선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등급이 하락해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잠재적 자금이슈를 예방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했으나 임직원과 노동조합, 주주 모두가 힘을 합쳐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홈플러스의 대주주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7조2000억원에 지분 100%를 인수했다. 홈플러스 실적 개선을 위해 지난해 김광일·조주연 2인 각자대표 체제로 경영진을 재정비한 바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