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나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는 교도관 비중이 2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재소자는 계속 증가하는데 시설 확충은 더뎌 전국 교도소가 초과밀화 상태가 돼 정상적인 유지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교정공무원의 정신건강 문제가 극한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3일 법무부가 시행한 ‘교정공무원 심리검사를 통한 정신건강 실태분석’ 결과에 따르면 작은 일에도 위축되고 절망감을 느끼는 등 우울감이 지속되고 있다는 응답자(위험군) 비율은 6.3%로 직전 조사인 2년 전(3.9%) 대비 두 배가량으로 급등했다. 알코올 중독 부문의 위험군 비율 역시 7.6%로, 직전 조사(4.9%)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자살을 시도하거나 계획했다는 교도관 비율도 크게 늘었다.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해 본 적 있다고 답한 교도관은 6.7%, 시도해 본 적 있다고 답한 비율도 2.8%에 달했다. 직전 조사(4.8%, 1.9%), 그 이전 조사(4.2%, 1.5%)와 비교해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 23일~10월 20일 한 달간 전국 54개 교정시설에서 근무하는 교정공무원 1만6771명(응답률 34%)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법무부는 새로 개발된 평가척도가 반영된 만큼 2년 전 직전 조사와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같은 요인에 대한 조사라도 이전과 완전히 같은 개념을 측정했다고 볼 수 없고 위험군을 구분한 기준도 달라 참고용으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살 경험률 역시 직전 조사는 ‘최근 2년 내’로 기간을 한정해 측정한 만큼 역시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기준 전국 교정시설에는 약 6만3000명의 재소자가 구금돼 있다. 정원(5만230명) 대비 125.4% 많은 수준이다. 전체 교정공무원은 1만6771명으로, 공무원 1인당 평균 재소자 3.7명을 관리하는 셈이다.
10, 20대 마약사범 급증 등으로 교도소에 수용돼야 할 인원이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교정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우울과 알코올 사용에 대한 조직 차원의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며 “시설 확충, 인력 충원 등 근원적인 해결책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