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여파로 작년 백화점 매출이 성장이 주춤했지만 식품관의 매출은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들이 모객 효과를 위해 유명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잡기에 사활을 걸면서 식품 전체 매출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주요 3사의 식품관(식당가 매출 포함) 매출은 전년대비 일제히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이 전년대비 20% 늘어 가장 매출 증가율이 높았고 현대백화점(11.5%), 신세계백화점(7.5%)도 양호한 편이었다. 작년 백화점 3사의 매출 합산이 전년대비 1.8% 늘어난 데 그친 점을 고려하면 식품관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백화점들이 최근 젊은 고객을 모으기 위해 유명 레스토랑, 인기 프랜차이즈들을 경쟁적으로 유치하면서 전반적인 업황 부진에도 식품관 매출은 견조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작년 강남점과 동대구점에서 디저트 전문관인 '스위트파크'를 열면서 2030 잡기에 나섰다. 강남점 스위트파크의 경우 작년 2월 개장 후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1200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지난달 강남점 식품관도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다.
현대백화점은 작년 4월 현대백화점 중동점 식품관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56개 음식·디저트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이어 작년 11월에는 더현대서울에 인기 베이글 프랜차이즈인 '런던베이글뮤지엄'을 들여왔다.
롯데백화점도 2023년부터 에비뉴엘 잠실점에 미쉐린가이드 선정 레스토랑인 '떼레노 서울', '해남천일관'을 잇달아 입점시키며 고급화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잠실점 식품관도 대대적으로 리뉴얼할 계획이다.
백화점 주 이용자들이 고급 식자재를 선호하고, 식품 물가 상승에 민감하지 않은 경향을 보이는 점도 식품관 매출이 견조한 배경으로 꼽힌다. 한 백화점 업체 관계자는 "식품관은 최근 백화점들이 중시하는 '현장에서의 경험'에서 핵심"이라며 "유명 레스토랑, 프랜차이즈가 들어오면 백화점의 전체적인 가치도 덩달아 올라간다"고 했다.
백화점들이 식품관 고급화와 대대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면서 백화점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백화점 업체들의 식품 매출 비중은 2022년 12.7%, 2023년 13.2%, 2024년 13.5%로 최근 3년새 증가 중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