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취업 한파…서울대 공대도 떤다

입력 2025-03-02 17:50
수정 2025-03-10 15:33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학위 수여식이 열린 지난달 26일 서울 신림동 서울대 신공학관. 국내 최고 인재로 꼽히는 졸업생 42명 중 한 명인 최모씨(26)는 여전히 취업준비생이다. 그는 “프로그래밍 직군에서 일하고 싶은데, 채용이 크게 줄어들어 고민이 많다”고 했다.

기업들이 경기 침체와 12·3 비상계엄 이후 증폭된 불확실성에 채용문을 좁혀 대졸 취업시장에 한파가 불고 있다. 2일 통계청 나우캐스트 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둘째 주(9~15일) 기준 온라인 채용 모집인원 지수는 44.3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1% 하락했다. 이 지수는 2020년 1월 첫째 주를 100으로 놓고 증감을 비교한 주간 단위 일자리 지표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한다. 기업 채용은 12·3 계엄 사태 이후 더욱 급감했다. 온라인 채용 모집인원 지수는 지난해 11월 말 54에서 12월 말 43.2로 한 달 만에 20% 빠졌다.

코로나19 때 ‘알짜’ 일자리를 제공한 정보기술(IT) 기업마저 신규 채용을 급격히 줄이고 있다. 잡코리아에 올라온 IT 및 정보통신업 채용 공고는 계엄 사태 이전인 지난해 11월 4만40건에서 지난달 3만3857건으로 15.4% 감소했다. 지난해 공고 건수는 52만8002건으로 2022년 대비 51.5% 급감했다.

IT업계 채용 절벽에 기업들이 재학 중 ‘입도선매’하듯 데려가던 서울대 공대생조차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 여기에 채용 확대를 독려하던 정부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채용문은 그야말로 ‘바늘구멍’이 돼 버렸다. 취업난은 졸업을 미루고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6학년’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좁아진 채용문에 고학력자들이 취업하지 못하고 학교를 맴도는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국내 신규 박사 학위 취득자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1만442명 중 무직자 비율이 29.6%로 2014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류병화/정희원/조철오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