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28일 16:0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상반기에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상장하겠다는 의지가 굳건하다. 기업공개(IPO) 공모 성적표에 따라 재무적투자자(FI)에 일부 현금을 주더라도 이번에 상장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연간 실적 집계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3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 착수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심사 등을 거쳐 상반기 내에 상장 마무리하는 일정이다.
재무적 투자자(FI)와 약속한 IPO 기한은 오는 4월이지만 공모 일정에 따라 일부 조정할 수 있기로 합의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은 1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대 1조5000억원까지도 희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 2조6817억원, 영업이익 722억원 올리며 연간 최대 영업이익 바라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기업가치 산출을 위해 선정하는 비교기업군의 주가가 올해 상승세인 점도 롯데그룹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다. 유력한 비교기업 후보인 CJ대한통운 주가는 지난해 하락세 일변도에서 연초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초 12만원대에서 8만원대까지 하락했던 CJ대한통운 주가는 올해 들어 10% 이상 상승했다.
다만 국내 증시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물류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저평가 기류가 강해 조단위 기업가치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공모 주식 가운데 FI의 투자금 회수를 위한 구주매출 비중이 50%로 잡혀있는 등 공모 구조에 대한 투자자 평가도 긍정적이진 않다.
롯데그룹 입장에선 최대한 롯데글로벌로지스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돼야 현금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지난 2017년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2860억원 투자받으면서 롯데지주는 에이치PE와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풋옵션 행사가격보다 낮은 공모가에 IPO를 할 경우 차액만큼 롯데에서 보전해준다는 내용이다. 풋옵션 행사가격과 연 복리 이자 등을 감안하면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상장 과정에서 1조원 후반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할 것으로 추산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1조원보다 낮은 기업가치로 상장하면 1000억원이 넘는 차액을 FI에 지급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도 롯데그룹은 현금 유출이 발생하더라도 올해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상장하겠다는 의지가 굳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 현금 유출을 각오하더라도 FI와 맺은 풋옵션 부담을 털어내기 위해서다.
IB 업계 관계자는 “공모 시장 상황과 향후 결과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일단 롯데그룹 내부적으로 FI에 줘야할 수도 있는 현금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