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속에 애슐리퀸즈 등 가성비 뷔페와 단체급식이 호황을 누리자 이들에 소스·육류 등을 기업 간 거래(B2B)로 납품하는 동원홈푸드의 매출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특히 B2B 소스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원홈푸드는 2008년부터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전국 애슐리 매장에 소스·양념을 공급했다. 애슐리는 한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매장이 80여 곳까지 줄었지만, 외식 물가 상승에 가성비 뷔페로 인기를 끌어 지난달 기준 110여 곳으로 늘었다. 올해 150곳까지 확대되면 동원홈푸드 납품처도 늘어난다. 동원홈푸드 고객사는 애슐리퀸즈뿐만이 아니다. BHC, 교촌치킨, 서브웨이, 맥도날드 등 대표 프랜차이즈 기업은 물론이고 소스 시장에서 경쟁사인 샘표식품, 풀무원도 일부 물량 생산을 동원홈푸드에 맡기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단체급식업체다. 삼성웰스토리 등 대형업체에 밀리자 사업 다각화에 나서 성공했다. 2007년엔 조미 전문기업 삼조셀텍을 인수하고, 2014년 합병했다. 동원홈푸드는 기성 소스를 납품하지 않고, 30년간 축적한 3000여 가지 원료를 배합해 고객사 요구에 맞는 ‘맞춤형 소스’를 개발한다. 한 해에 새롭게 출시하는 B2B용 소스류만 1000여 가지가 넘는다. 지난해 동원홈푸드는 대형 파트너사 계약을 잇달아 수주해 매출이 10% 이상 증가했다.
동원홈푸드의 또 다른 사업 부문인 B2B 축육 부문도 단체급식 호황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2015년 국내 최대 축산물 온라인몰 ‘금천미트’, 2021년 축산물 가공 전문업체인 세중을 차례로 인수했다. 소·돼지·닭 등 원료육을 구매·가공·판매하는 ‘밸류체인’을 갖추고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풀무원푸드머스, SPC GFS 등에 공급한다. 단체급식 부문 경쟁사들을 B2B 축육 부문 고객사로 확보한 셈이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고물가로 구내식당 등 단체급식 사업이 커지면서 축육 납품량도 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동원홈푸드 매출은 2조4400억원으로 내수 침체에도 전년 대비 9% 늘었다. 모회사 동원F&B의 별도 매출(2조432억원)보다 많다. 동원홈푸드 매출은 2022년 처음으로 동원F&B를 넘어선 후 3년째 웃돌았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